‘축구 불모지’ 미국서 예상 뒤엎는 성공
피파랭킹 1~4위 모두 4강 ‘꿈의 대진표’
넷플릭스·디즈니 2030년 중계권 경쟁
일각선 “대회 끝나면 금방 열기 식을것”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은 엄청난 시청률, 그라운드 위에서의 극적인 드라마, 그리고 축구 역사에 남을 슈퍼스타들의 경쟁을 선보이며 ‘축구 불모지’ 미국을 뒤흔들고 있다.
액시오스는 12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이 수개월 전부터 양극화되고 배타적이며 물가가 치솟은 미국 사회에서 월드컵이 외면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이번 월드컵은 미국 축구 역사상 최다 시청자 기록까지 세우며 이러한 회의론을 단번에 불식시켰다고 보도했다.
우선 개최국 3개국이 모두 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관중 수, 화제성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제 팬들은 잉글랜드 대 아르헨티나, 프랑스 대 스페인이라는 ‘꿈의 4강 대진’을 앞두고 있다.
미국이 16강전에서 4-1로 벨기에에 대패했음에도 불구하고, 폭스(Fox)와 텔레문도(Telemundo)를 합쳐 무려 5010만 명의 최종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이는 미국 내 축구 중계 역사상 최다 기록이다.
멕시코 대 잉글랜드전이 열린 에스타디오 아스테카는 8만 명의 홈 팬들이 뿜어내는 함성과 긴장감으로 용광로가 되었다. 잉글랜드가 3-2로 간신히 승리한 이 경기는 미국에서만 4,670만 명의 시청자를 기록했다.
폭스에 따르면, 이 두 경기는 1994년 동계 올림픽 이후 미국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비(非) NFL 스포츠 이벤트로 기록되었다.
게다가 월드컵 현장은 대회 전의 우려를 완전히 뒤엎고 거대하고 흥겨운 문화 교류의 장으로 변모했다. 피파(FIFA)에 따르면 16강전까지 총 625만9584명의 팬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는 99.7%의 좌석 점유율이며, 경기당 평균 관중은 6만5204명에 달한다.
테일게이트 파티, 심야 식당, 본능적인 환대 등 미국 특유의 문화 에 감탄하는 해외 팬들의 모습이 입소문을 타면서, 미국인들은 뜻밖의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경기 자체도 끊임없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월드컵 역사상 가장 치열한 득점왕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세계 랭킹 1~4위가 모두 4강에 오르는 극적인 대진표와 더불어 득점왕(골든 부트) 경쟁도 점입가경이다.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와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각각 8골로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는 축구의 ‘불멸의 황제’와 ‘미래의 황제’의 대결을 예고한다.
미국이 개최국으로서 큰 성공을 거둔 것과 대조적으로, 미국 국가대표팀은 비참한 굴욕을 맛보며 대회를 마감했다. 대회 마지막 경기는 폴라린 발로건의 레드카드 논란으로 얼룩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로건이 벨기에전에 출전할 수 있도록 피파에 징계 재검토를 요청했다고 인정하면서 큰 파장이 일었다.
이 논란은 개최국에 대한 특혜와 정치적 개입에 대한 전 세계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UEFA와 벨기에 축구 협회, 전직 스타 플레이어들은 FIFA가 개최국을 위해 스스로 규정을 굽혔는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결국 발로건은 출전했지만 미국은 대패했고, 벨기에 선수들은 트럼프를 조롱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는 회의적이던 미국 대중을 사로잡은 성공적인 대회에 남겨진 뼈아픈 마지막 장면이었다.
미국에 불어닥친 축구 열기의 진정한 시험대는 결승전 종료 휘슬이 울린 후가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미국 내 축구에 대한 관심은 월드컵 기간 동안 급증했다가 대회가 끝나면 빠르게 식어버렸으며, 시청률이나 관중 증가 효과가 다음 4년 주기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축구 역사가 스티븐 브란트는 “월드컵은 NCAA 토너먼트나 올림픽과 비슷하다. 사람들은 아주 짧은 순간 동안만 시청하고 계속 볼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내 흥미를 잃는다.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는 재미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넷플릭스, 디즈니, 유튜브는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 확신하며, 2030년 및 2034년 월드컵의 영어 및 스페인어 미국 중계권 통합 입찰에 최대 20억 달러(약 2조 6천억 원)를 베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미국인들에게 짧게나마 자신들이 ‘축구의 나라’에 살고 있다는 기분을 만끽하게 해주었다. 야구, 미식축구 등 미국의 간판 스포츠를 즐기던 세대의 자연스러운 교체와 함께 국가의 인종적인 다양성도 더해지면서 축구의 미래가 더 밝아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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