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에 부담만 주는 연금개혁 반대”...여야 3040 의원 모인 그날 무슨 일이

2 days ago 6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20일 본회의서 국민연금 개혁안 반대표
“고갈 몇년 늦추는 건 개혁 아니야
기금 규모 일정 수준 유지에 목표 둬야”

연금특위 구성원 늘려 젊은층 편입 필요
기초연금도 재편해 재원 확충 논의해야

‘국민연금 개혁안 반대’ 공동 회견하는 여야 30·40세대 의원들

‘국민연금 개혁안 반대’ 공동 회견하는 여야 30·40세대 의원들 국민연금 개혁안에 반대하는 30·40세대 여야 의원들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 나은 연금개혁을 요구하는 국회의원’이라는 이름 아래 모여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18년만의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3일째 되던 지난 23일. 최근 국회에서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 나왔다. 여댱과 야당을 막론하고 연금개혁안에 반대를 던진 3040 국회의원 7명이 연금개혁에 대해 반대한 이유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진 것이다. 이들은 ‘평균 연령이 57세인 국회가 젊은 세대에게 부담을 지우는 연금 개혁을 했다’며 ‘연금 특위 인원을 늘려 젊은 층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일경제는 지난 26일 국회의원 7명 중 한명이었던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국민연금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진 이유와, 바람직한 연금 개혁의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 23일 여야 3040 의원들의 기자회견은 어떻게 성사됐나?

=누가 먼저랄 것도 없는 이심전심이었다. 본회의 표결 결과를 보니 반대가 젊은 세대에서 많이 나온 것을 보고 ‘(같이)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저녁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이건 (반대한 의원들끼리) 토론을 해야 되는 거 아니냐’라고 연락을 했는데 이 의원이 이미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도 얘기했더니 ‘이미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과 이야기 하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물론 우리 안에서도 생각이 다르지만 그 다른 생각들을 밖에 자꾸 내보여주고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자회견을 준비하게 됐다.

-국민연금 개혁안에 반대표를 던진 이유가 궁금하다.

이번 개정안이 의미가 없다는 건 아니다. 다만 정책 목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단순히 고갈 시점을 뒤로 미루자는 개혁 방식으로는 2000년대생의 부담이 2010년, 2020년생으로 미뤄질 뿐인거지 어차피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지우게 된다. 지금 정도의 기금액을 계속 유지하는 방향으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금액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재원은 지금처럼 기금 운용 수익, 보험료에 더해 정부 재정 지출이 바로 시작돼야 한다. 일종의 가장 ‘이상적인 적립형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기금을 유지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연금 개혁으로 몇년 미뤄졌을지는 모르나, 10여년 안에 우리는 기금 규모를 줄여가기 시작해야 한다. 보험료 수입에서 연금 지급액을 뺀 보험료 수지가 적자가 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가장 큰 손인데 시장이 그걸 감당할 수 있겠나. 또 지금 기금 규모가 1200조원 이상이라고 하지만 이는 평가상 가치다. 처분하는 순간 이 평가 금액은 줄어들 가능성도 많다. 국내 자산보다 수익률이 더 높은 해외 자산까지 팔기 시작하면 기금운용 수익률에도 문제가 생긴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국민연금 목표 자체가 기금 규모를 어느 정도 유지하는 방식이 돼야 우리가 후대에 정말 자랑스러운 선조가 되고, 자랑스러운 복지체계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들을 것이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철민 의원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철민 의원실>

-가입자수나 기대여명과 같은 거시 변수를 연금 수급액에 연동하는 자동안정화장치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자동안정장치도 청년 세대에 큰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정확히는 부담을 지우는 게 아니라 받는 돈을 줄여버리겠다는 것 아닌가. 지금 세대가 같이 부담하는 재정을 넣어주면 기금 규모가 견조하게 유지될 수 있는데, 내는 돈이 아니라 받는 돈을 건드리겠다는 것은 세대간 불균형을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민연금 기금을 보장하는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

=우선적으로 국민연금과 직접 관계가 깊은 세출을 조정해야 한다. 연 1조원 규모가 될 연금소득세를 고려하고 있다. 병역‧출산 크레딧 지출도 기금이나 미래 정부에 미룰 것이 아니라 현재 정부가 즉시 지출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미래 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은 상대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노후 빈곤을 줄이는 효과가 떨어지는 기초연금의 재편도 연관해 논의해야 한다.

-앞으로 구조개혁에서 또 이뤄져야할 논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현재 수익률이 2%대에 불과한 퇴직연금 활용도를 더 높이는 것이다. 21대 국회에서 디폴트 옵션(퇴직연금 가입자가 본인의 퇴직연금을 운용할 금융 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해둔 상품으로 자동 운용되는 제도)을 도입해 사람들이 좀 더 쉽게 DC형으로 갈 수 있게끔 했는데 생각보다 잘 안되더라. 사람들의 ‘퇴직금이 사라지면 안된다’는 공포심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국민연금이 현재 목표 수익률을 5.5%까지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는데, 4% 정도만 되는 DB상품을 만들어 퇴직연금을 흡수해도 연금의 수익이나 국민들의 노후 소득 보장 측면에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지난 26일 여야가 모두 22대 국회 연금특위 구성원을 발표했다. 앞으로 국민연금 구조개혁 논의에서 3040의 의견이 더 반영될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현재 국회 특위를 조금 늘릴 필요는 있다. 민주당 젊은 의원들은 지금의 개정안에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거나 엎어져야 된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보다 더 나아간 확실한 개혁방안을 만들려면 지금보다 훨씬 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 지금 13명의 특위로 충분하겠냐는 걱정은 있다. 그런 취지에서 지난번 우리 청년 세대가 조금 더 참여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에게 드렸던 거다. 이번 특위는 확실히 성과를 내야 하는 특위라서 의장님도 (특위 구성원 변화에 대해) 조금 의지를 더 보여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특위와 상관없이 청년층을 위한 연금개혁에 동참할 계획이 있나?

=국민연금은 지금 잘 해놓는 게 너무 중요하다. 지금처럼 고갈을 상정하고 추가적인 방안 없이 세월이 가면 아무 의미가 없다. 9년, 10년 뒤에 이 얘기를 또 해야 하는데 그때 되면 1200조 쌓여 있는 기금이 실제로 줄기 시작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어려워진다. 그러라고 이번 개혁으로 시간을 번게 아니다. 오히려 이 기회에 국민연금에 대한 확실한 신뢰를 미래 세대에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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