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마무리 김택연이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9회초 구원 등판, 팀 승리를 지켜내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두산 마무리 김택연이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9회초 구원 등판,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두산 베어스의 극적인 승리. 그리고 더그아웃에서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선수들을 독려했던 한 명. 바로 조성환(49) 두산 감독대행이었다.
두산은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KT 위즈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8회 대거 5득점을 올린 끝에 8-7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34승 3무 49패를 마크했다. 두산은 2승 1패,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마무리했다. 리그 순위는 9위다. 반면 KT는 43승 3무 40패를 기록했다. KT의 순위는 단독 6위가 됐다.
두산 선수들에게 모두 특별한 경기였다. 바로 은퇴한 김재호가 이날 특별 엔트리에 등록돼 은퇴 경기를 치렀기 때문이었다. 김재호는 유격수 겸 6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뒤 1회초 2사 후 박준순으로 교체됐다.
두산은 1회말 선취 득점을 올리며 KT의 기선을 제압했다. 선두타자 이유찬이 2루타를 친 뒤 후속 정수빈의 희생 번트 때 3루에 안착했다. 이어 제이크 케이브의 유격수 깊숙한 방면 내야 안타 때 홈을 밟으며 1-0을 만들었다.
그러나 KT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3회와 4회 2점씩 뽑으며 4-1을 만든 것. 3회초에는 2사 2루에서 김민혁과 안현민이 연속 좌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이어 4회에는 2사 2, 3루에서 김상수가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두산이 5회말 2사 3루에서 정수빈의 좌중간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하자 KT는 6회초 배정대가 좌익수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렸다. 점수는 5-2가 됐다.
다시 두산이 힘을 발휘했다. 6회말 양의지의 솔로포를 쳐냈다. 5-3, 두 점 차로 좁혀진 상황. 그런데 KT가 8회초 황재균의 우중간 적시타로 사실상 쐐기를 박는 듯했다.
하지만 8회부터 미라클 두산이 저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무사 1, 2루에서 양의지가 좌전 적시타를 쳐냈다. 점수는 6-4, 두 점 차로 좁혀졌다. 이어진 1, 2루 기회에서 김재환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포를 작렬시켰다. 계속된 무사 1, 3루에서 강승호의 병살타 때 3루 주자 박준순이 홈을 밟으며 8-6으로 달아났다.
두산은 9회초 김택연을 마운드에 올렸다. 3연투. 투혼이었다. 이날 경기 전 조성환 감독대행은 김택연의 3연투에 관한 질문에 "투구 수로는 무리가 없다고 보는데, 몸이 야윈 모습이더라. 그래서 좀 안쓰럽기도 한데, 그래도 우리의 레전드 선배를 멋지게 보내드리기 위해서는 승리하는 게 더 좋은 기억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선수들 모두 작은 힘이라도 보탤 준비가 돼 있다. 김택연도 일단 대기한다"고 말했다.
김택연은 이정훈을 삼진, 김상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각각 처리하며 순식간에 2아웃을 만들었다. 이제 승리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1개. 그런데 김민혁에게 던진 초구 속구가 몸에 맞는 볼로 연결됐다.
조성환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두산 마무리 김택연이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9회초 구원 등판, 팀 승리를 지켜내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여기서 사령탑이 직접 움직였다. 조성환 감독대행이 마운드를 향해 걸어 나왔다.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은 뒤 마운드에 오른 건 처음이었다. 조 대행은 내야수 전원을 집합시켰다. 이어 무언가 말을 건넸다. 스타뉴스 취재 결과, 이때 조성환 감독대행은 선수들을 향해 "정말 잘 싸우고 있다. 팬들도 다 즐기고 계시지 않나. 너무 재미있는 게임"이라면서 분위기를 한 번 전환한 뒤 김택연을 향해서는 "제일 자신 있는 공으로 붙어라. 야수들이 다 뒤에 있으니까 괜찮다. 믿고 그냥 던져라"는 말을 전했다.
계속해서 김택연은 안현민에게 5구째 볼넷을 내주며 1, 2루 위기에 몰린 뒤 장성우에게 우전 적시타를 헌납했다. 하지만 위기는 여기까지였다. 계속된 1, 3루 위기에서 대타 강현우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짜릿한 한 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 후 '승장' 조성환 감독대행은 "천재 유격수(김재호의 별명)의 기운이 우리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것 같다. 경기 후반까지 누구도 진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대선배의 은퇴식 날 역전승을 거둔 만큼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김재환이 김재환다운 스윙으로 결정적인 홈런을 때렸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이 홈런을 계기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불펜들도 모두 수고 많았다. 박신지와 이영하, 박치국 김택연이 팀을 위해 값진 투구를 해줬다"면서 "무더운 날씨에도 끝까지 응원해주신 만원 관중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한 뒤 다음을 기약했다.
두산 마무리 김택연이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9회초 구원 등판, 팀 승리를 지켜내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두산 마무리 김택연이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9회초 구원 등판, 팀 승리를 지켜내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