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는 문" vs "당기는 문" 같은 시설에 다른 규제…상의, 139건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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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29 15:00 수정2026.04.29 15:03

국내 고압가스 기업들에는 난제가 있다. 고압가스 저장소의 문을 당기는 문과 미는 문 중 무엇으로 설치할지다. 고압가스 안전관리 규정에 따르면 고압가스 저장소의 출입문은 가스누출 시 확산을 막기 위해 당기는 문이어야 한다.

산업안전 관리 규정은 정반대다. 비상시 직원들의 신속한 탈출을 위해 미는 문을 설치해야 한다. 고압가스 규정에 따라 당기는 출입문을 도입한 한 기업은 산업안전 점검에서 지적을 받아 문 50여개를 미는 문으로 교체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기업들의 이같은 의견을 모은 ‘기업현장의 규제합리화 과제’ 139건을 민관합동 규제합리화추진단에 제출했다고 29일 밝혔다. 고압가스 저장소 문처럼 상충하는 규정을 일원화하고, 산업 현장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규제들을 개선해달라는 취지다.

"미는 문" vs "당기는 문" 같은 시설에 다른 규제…상의, 139건 건의

산업단지 내 창고임대 규제도 문제로 제기됐다. 대구 산업단지에 입주한 한 기업이 주문이 늘어 제품을 보관하기 어려워지자 단지 내 유휴공장을 창고로 임차하려 했지만, 창고를 늘리려면 제조시설도 늘려야 한다는 해석에 막히면서다. 결국 해당 기업은 단지 내 유휴공간이 있어도 외부 물류시설을 이용해야 했다.

기업 측은 “산단에서 제조시설을 이미 운영중인 입주기업이 완제품 보관 용도로 추가 창고를 활용하는 경우는 인정해 달라”며 “성수기나 수출물량이 급증할 때 한시적인 임차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주주총회 소집통지의 전자화도 담겼다. 상법상 주주총회 소집통지는 우편 등 서면이 원칙이며 주주의 사전 동의가 있어야만 전자고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주주 개개인에 동의를 받기 쉽지 않아 대부분은 여전히 우편으로 발송된다.

한 기업 관계자는 “국내 상장사에서 매년 보내는 주총 종이우편만 1억장”이라며 “주주명부에 이메일을 기재하도록 하고 전자통지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자”고 건의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성장본부장은 “규제합리화추진단 운영이 본격화되는 만큼 기업들의 기대가 크다”며 “대한상의도 AI 규제지도 시스템, 규제샌드박스 등을 통해 현장 애로를 찾고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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