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무리 때려도 중국이 1등...희비 엇갈린 주요국 펀드 [맹진규의 글로벌 머니플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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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5.02 17:16 수정2025.05.02 17:16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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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진규의 글로벌 머니플로우'는 맹진규 한국경제신문 기자가 매주 금요일 한경닷컴 사이트에 게재하는 ‘회원 전용’ 재테크 전문 콘텐츠입니다. 한경닷컴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더 많은 콘텐츠를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이 아무리 때려도 중국이 1등...희비 엇갈린 주요국 펀드 [맹진규의 글로벌 머니플로우]

미국발(發) 관세전쟁이 본격화된 이후 중국과 인도 펀드가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펀드는 미국의 고율 관세 위협에도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으로 가장 수익률이 좋았다. 관세 불확실성이 점차 정점을 지나고 있는 만큼 부진했던 미국 펀드 등에도 기회가 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방어력 돋보인 중·인펀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전쟁이 시작된 후 3개월 동안(지난 2월~4월) 주요 국가별 펀드 중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중국 펀드였다. 이 기간 동안 수익률은 4.86%로, 인도 펀드(3.32%) 일본 펀드(-4.31%) 베트남 펀드(-10.45%) 미국 펀드(-11.78%) 등보다 높았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공모형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합산한 결과다.

145%의 높은 대(對)미 관세에도 중국 펀드가 선방한 것은 정부의 강력한 내수 부양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올해 '이구환신'의 규모를 전년 대비 두 배로 늘렸다. 이구환신은 노후 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할 경우 보조금을 지원하는 중국의 소비 진작 정책이다. 미국이 압박 수위를 높일 수록 중국 정부는 추가적인 재정 지출 등을 통해 내수를 활성화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정부가 직접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중앙후이진 등 중국 국부펀드들은 ETF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약 20조원 이상을 증시에 투입했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국인민대표협의에서 사상 처음으로 주식시장 안정화가 공식 언급됐다"며 "중국 정부의 자산시장 부양 의지는 어느 때보다 명확하다"고 말했다.

인도 펀드는 관세전쟁의 투자 피난처로 부각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도의 대미 관세는 26% 지만 수출이 아니라 내수 중심 경제구조를 갖춰 영향이 비교적 제한적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미국 수출액 비율은 2.3%로, 베트남(25%) 멕시코(27%) 등 주요 신흥국과 비교할 때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애플은 아이폰 대체 생산지로 인도를 점찍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1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2분기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의 대부분은 인도에서 생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미국 내 아이폰 수요를 전부 인도산으로 채우기 위해 인도의 아이폰 생산량을 2배로 늘릴 계획이다.

미국 증시에도 낙관론 확산

증권가에서는 수익률이 지지부진했던 미국 펀드 등도 눈여겨볼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세가 계속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요 빅테크 업체들이 1분기 높은 실적을 낸 것은 외부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을 높은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갖고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며 "관세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정점을 지나고 있는 만큼 저가매수에 나서도 좋을 시점이다"고 말했다.

베트남 펀드도 관세전쟁의 불확실성이 걷히면 반등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베트남은 미국으로부터 중국 다음으로 높은 46%의 상호관세를 부과받으면서 증시가 저조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현재 베트남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9배로 과거 10년 평균 13배보다 낮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진 상태"라고 평가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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