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4만원 넘보던 주식이 어쩌다…개미들 성토장 됐다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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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파크앤샵에서 판매 중인 GS리테일X넷플릭스 IP 제휴 상품. GS리테일 제공

홍콩 파크앤샵에서 판매 중인 GS리테일X넷플릭스 IP 제휴 상품. GS리테일 제공

코로나19 시절 역대급 실적을 자랑해 주가도 4만원을 넘봤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외면 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달 3일 52주 신저가(1만3350원)를 장중 찍고 반등을 시도하고 있는 편의점 대장주 GS리테일이다.

이 회사는 1971년 금성전공 설립을 시작으로 1974년 럭키수퍼 1호점 을지로 삼풍점을 열었다. 1990년 LG25 1호점 경희점을 개점하며 토종 편의점 브랜드로서의 도약을 시작했다. 이후 1995년 국내 최초 TV홈쇼핑 방송을 본격화하며 국내 유통업계 혁신을 이끌고 있다. 사명은 LG에서 GS가 분리하며 2005년 바꿨다.

주력 사업으로는 편의점 GS25, 홈쇼핑 GS샵, 슈퍼마켓 GS더프레시를 운영 중이며 3개 사업 모두 업계 1위다. 특히 GS25는 1030 세대의 주력 소비 채널로 자리 잡았다. GS샵, GS더프레시는 40대 이상 고객이 자주 찾는다.

베트남 현지 고객들이 하노이에 오픈한 GS25를 이용하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베트남 현지 고객들이 하노이에 오픈한 GS25를 이용하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작년 해외 편의점 매출 29.5% 증가 … 내년 1000곳 이상 확대”

3일 회사 관계자는 “2018년부터 베트남 손킴 그룹과 몽골 숀콜라이 그룹과 손잡고 현지 진출했는데 지난해 베트남GS25·몽골GS25 등 해외 편의점 매출은 29.5%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해외 편의점 진출 초기인 2018년과 비교해 70배에 달하는 ‘폭풍 성장’이다. 그는 “3월 말 기준 해외 매장 점포는 625개로 국내 회사 중 가장 많은 규모를 자랑한다”며 “내년까지 1000곳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해외에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진출했는데 손킴과 숀콜라이 그룹에게서 로열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GS더프레시는 2016년 인도네시아에 직진출했다”며 “현재 8곳까지 매장을 확대·운영해 순항 중이다”고 했다. 그는 “콜드 체인 등 유통 인프라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환경에서 가장 선도적인 슈퍼마켓 브랜드로 고객들에게 인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GS리테일의 전용 앱 우리동네GS가 역대 최고 월간활성사용자(MAU)인 389만명을 기록하며 오프라인 유통사 앱 중 독보적인 1위 자리를 굳혔다. GS리테일 제공

GS리테일의 전용 앱 우리동네GS가 역대 최고 월간활성사용자(MAU)인 389만명을 기록하며 오프라인 유통사 앱 중 독보적인 1위 자리를 굳혔다. GS리테일 제공

3개 사업 부문 신성장동력을 밝혔다. 그는 “GS25의 경우 차별화 상품과 경험, O4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등을 중점 육성하며 질적 성장을 위한 모멘텀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차별화 상품 측면에선 △김혜자 도시락 △‘가성비 PB(자체 브랜드)’ 리얼프라이스 △넷플릭스 컬래버 상품 등과 같은 인기 상품을 지속 개발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물가 부담을 덜어주는 가성비 상품과 트렌디한 상품 개발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는 차별화 상품 개발 전략 전담팀도 꾸렸다. IP(지식재산권) 신규 발굴 및 컬래퍼 상품 추진을 담당하는 인력을 배치해 국내외를 돌며 다양한 IP 발굴과 계약을 통해 유통업 IP 강자로 입지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특히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식자재 특징과 소비 트렌드, 인구구조 변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문제해결능력 등을 직원들에게 교육시키고 있다. 1년 만에 100억원 매출을 돌파한 프리미엄 베이커리 ‘성수 시리즈’(누적 300만개) 등이 대표 상품이다.

한 고객이 GS25가 착한 가격 콘셉트로 출시한 '혜자로운 집밥' '치킨마요 도시락'을 살펴보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한 고객이 GS25가 착한 가격 콘셉트로 출시한 '혜자로운 집밥' '치킨마요 도시락'을 살펴보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그는 “O4O 전략의 핵심인 전용 모바일 앱 우리동네GS는 400만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월간활성사용자(MAU)로 오프라인 유통사 앱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값택배와 온라인 주류 스마트오더 1위 와인25플러스 등이 핵심 기능이다. 특히 일반 택배의 반값 수준으로 이용하는 반값택배의 경우 누적 이용 건수는 4300만건을 넘었다. 고객이 GS25 점포에 택배를 접수하면 수령자가 인근 점포에서 찾아가는 구조로 매장 내 물건을 추가 구매 유도하는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자체 분석으로 가맹점 매출 효과는 연 500억원을 넘었다고 했다.

그는 “올해 O4O 고도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다”며 “O4O 부문 특화 조직 개편을 단행해 퀵커머스실은 우리동네GS앱 운영팀과 통합해 O4O 부문으로 승격했다”고 설명했다. 퀵커머스, 앱 중심의 O4O 기능 전문성을 높이고 오프라인 채널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다. 또 홈쇼핑 영업이익(작년 1071억원) 1위인 GS샵의 경쟁력도 강화한다. 그는 “브랜드 프로그램 활성화, 차별화 단독 상품 확대, AI 역량 강화, 방송·모바일 통합 마케팅 전략 추진 등을 통해 홈쇼핑 업계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했다.

슈퍼마켓 업계 매출 1위와 점포 수 1위(1분기 말 550곳)를 달리는 GS더프레시도 사업 영토를 확장한다. 그는 “외형 확대·수익성 제고라는 두 토끼를 잡기 위해 기존 출점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우수 입지 중심의 출점 전개, 우량 가맹점을 육성하는 활동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GS더프레시에서 소비자들이 채소 매대에서 상품을 고르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GS더프레시에서 소비자들이 채소 매대에서 상품을 고르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올 해외 수출 1000만달러 정조준 … 타이펙스 등 참가”

해외로 눈을 돌리며 국내 매출 비중을 줄여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 호주, 홍콩, 대만 등에 진출했고 PB 수출국만 28개국이다. 인기 상품은 오모리김치찌개라면과 공화춘짜장면, 버터갈릭새우칩 등이다. 연도별 수출 실적을 살펴보면 2017년 약 18만달러에서 지난해 900만달러로 4900% 폭증했다. 그는 “올해 해외 수출 1000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유럽·북미·아시아 등 해외 유통 채널과 협업을 확대하고 PB 상품 판매 확대에 힘쓰겠다”고 했다. 또 “5월 태국 방콕 식품 박람회인 타이펙스(아시아태평양 최대 규모 식품 박람회)와 중국 상해 식품 박람회 시알차이나에 참가해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겠다”도 덧붙였다.

최근 5년간 덩치는 커졌지만 이익의 질은 후퇴하고 있다. 2020년 매출 8조8623억원, 영업이익 2526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11조6269억원, 영업이익 2391억원으로 4년 만에 각각 31.2% 증가, 5.3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익률은 2.85%에서 2.06%로 하락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매출 12조390억원, 영업이익 2670억원을 전망했다.

올해 실적 개선 기대감에도 주가는 우하향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1만4630원으로 5년 전(2020년 5월 14일 고가 3만8403원)에 비해 61.9% 폭락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매년 결산 배당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주당 500원의 배당금(수익률 3.03%)을 지급했고, 지난해 11월엔 자사주를 전량 소각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주식 수는 8360만7415주로 GS가 지분 58.6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국민연금공단 8.57%, 외국인 9%로 사실상 유통 물량은 약 25% 정도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 932억원, 유형자산 1조5420억원 있다. 시가총액(1조2232억원)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GS리테일 주가 월봉 그래프 캡처.

GS리테일 주가 월봉 그래프 캡처.

투자 긍정 요인으로는 전국 1만8600개의 편의점(GS25)과 슈퍼마켓(GS더프레시)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유통 업계를 선도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경기변동에 따른 유통산업 성장 둔화와 온라인 쇼핑 부상에 따른 경쟁 심화, 홈쇼핑 송출 수수료 인상 등 부정 요인도 존재한다. 이에 편의점·수퍼·홈쇼핑 사업을 중심으로 한 유통업 본업에 집중하고 수익성 중심의 내실화와 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GS샵 여행상품 방송 화면 캡처. GS리테일 제공

GS샵 여행상품 방송 화면 캡처. GS리테일 제공

목표주가 내리는 증권사 … 흥국 “1만8000원”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2조8000억원이나 영업이익은 10.6% 감소한 443억원으로 이익은 컨센서스를 9%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작년 4분기 대규모 손실 반영으로 부동산 개발사업 적자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반갑지만 편의점 사업부가 영업일수의 전년 대비 감소 및 비우호적인 날씨 등으로 1% 이하의 기존점 성장률 및 연간 목표치 대비 적은 점포 수 순증이 예상되는데 슈퍼마켓 사업 또한 기존점 역성장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고정비 부담을 커버할 수 있을 만큼 매출 회복이 단기적으로 빠르게 나타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7.5% 내린다”고 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매출 11조9000억원(전년 대비 2.6% 증가), 영업이익 2878억원(20.5% 증가)으로 수정 전망한다”며 “가계실질소득 둔화와 소비심리 악화 등 전반적인 소비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경기방어적 성격이 짙은 편의점과 슈퍼마켓은 올해에도 비교적 견조한 업황 흐름이 지속 가능할 것이다”고 판단했다. 다만 “편의점과 슈퍼마켓, 홈쇼핑 등 기존 사업에서 뚜렷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기타부문(개발, 공통 및 기타부문)의 영업손실 폭 축소 여부가 관건이다”고 했다. 올해 나온 증권사 리포트 중 가장 낮은 목표주가인 1만8000원을 제시했는데 현 주가 대비 23.03% 상승 여력이 있다. 최근 저가 매력에 기관은 5거래일 간 10만주(8만91255주) 가까이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올 들어 지분율을 8.83%에서 9%로 높였다.

한때 4만원 넘보던 주식이 어쩌다…개미들 성토장 됐다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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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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