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리의 미국투자이민 키워드] 이달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다.
미국 이민 변호사로 일하는 필자에게 작년 말 트럼프 당선이 확실시된 이래 계속 들어오는 질문이 하나 있다.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학 졸업생에게 영주권을 준다고 하던데 우리 아이도 받을 수 있을까요?”이다.
미국 비자 시스템은 엄격해서 영주권 없이 자유롭게 체류와 취업을 할 수 없다. 작년 기준 미국에 등록된 유학생은 110만 명인데 영주권이 없어서 졸업 후 본국에 귀국하는 유학생이 계속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유세에서 발언대로 미국 대학 졸업과 동시에 영주권을 준다면 취업과 이민 문호가 크게 넓어진다. 다만 당선 이후로는 대변인을 통해 “미국에 상당히 기여할 수 있는 능력자로 미국인 임금이나 근로 기회를 뺏지 않는다”라는 조건을 붙였다.
즉 대학을 졸업한다고 해서 무작정 영주권을 줄 생각도 없거니와 이민법상 영주권 비자 카테고리와 발급 수가 엄격히 정해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학 졸업생에게 영주권을 주려면 이민법상 새 카테고리를 만들고 적당한 숫자를 할당해야 하는데 가능할 지도 의문이다.
공화당 이민정책과 상반되는 부분이 있어서 연방의회 지지를 받기도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2016년 첫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학 졸업생에게 영주권 부여를 고려했지만 이런 이유로 추진하지 못했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미국 대학을 졸업하고 뛰어난 전문 기술이나 능력 보유자는 영주권이나 취업비자를 쉽게 취득할 것으로 본다. 다만 트럼프 정권 1기에서는 취업 비자 및 취업 이민이 민주당에 비해 쉽지 않았다.
기준도 더 높아지고 시간도 훨씬 소요됐는데 미국인들이 자국민 우선으로 일자리와 기회를 요구하는 경향이 높았기 때문이다. 강경 이민정책을 들고나온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국 취업 이민은 특별한 기술이나 능력 보유자에겐 수월하겠지만 전반적으로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전에는 미국 취업이민으로 영주권을 딸 수 있던 사람도 이제 미국투자이민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다만 미국투자이민 기본 투자금이 2026년 9월 30일 이후 인상될 예정이어서 갈수록 미국 영주권을 받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리 객원칼럼니스트(국민이주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