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올해 들어 경기도 광명시 아파트 가격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광명역써밋플레이스 40평대는 최고가 대비 6억원 가까이 급락했다. 광명 아파트 전세 가격은 4% 넘게 떨어져 전국 229개 시·군·구 중 가장 많은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1만 가구가 새 아파트에 입주함에 따라 공급 급증에 가격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
20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사진=연합뉴스) |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광명 아파트 가격은 올해 들어 4월 넷째 주(28일)까지 2.18% 하락했다. 작년 한 해 2.12% 떨어진 것보다 하락폭이 더 컸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0.32%)이나 지방(-0.76%) 아파트 가격 하락률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광명 아파트 가격은 대구 북구(-2.80%), 경기도 평택시(-2.52%), 대구 서구(-2.44%) 다음으로 전국에서 네 번째로 가장 많이 하락했다.
광명시 일직동 광명역써밋플레이스는 3월 22일 전용면적 98㎡가 14억 3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2022년 3월 14일 20억원 최고가 대비 5억 7000만원이나 급락한 것이다. 하얀동 e편한세상 센트레빌은 2020년 12월 31일 123㎡ 규모는 14억 99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었으나 3월 13일 10억 4000만원으로 4억 6000만원 하락했다. 철산동 철산 한신 129㎡규모 아파트도 4월 16일 7억 5500만원에 거래돼 2021년 6월 최고가(11억 9000만원) 대비 4억 4000만원 떨어졌다.
![]() |
출처: 직방 |
광명시는 아파트 전세 가격이 더 크게 급락하고 있다. 광명시 아파트 전세 가격은 올 들어 4월 넷째 주까지 4.70% 떨어졌다. 전국 시·군·구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일직동 광명역센트럴자이 아파트 84㎡ 규모는 2021년 8월 17일 전세보증금이 8억원 수준이었으나 3월 10일 3억 8675만원으로 반토막 났다.
광명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이 급락한 것은 올해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입주가 시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직방에 따르면 5월엔 철산동 철산자이더헤리티지에 3804가구가 입주한다. 올 11~12월에는 5542가구가 입주한다. 올해만 1만 가구 가까운 신축 아파트가 입주하면서 매매·전세 매물도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집계 결과 아파트 매물은 2일 기준 3828가구로 올 들어 13.7% 늘어났다. 전세 매물 또한 1827가구로 3.8% 증가했다. 기존 주택을 매도하거나 전세를 나와 신축 아파트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매매·전세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대규모 물량 공세에 따른 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연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광명은 작년 4분기부터 입주 물량이 있는 가운데 올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대단지 입주가 예정돼 있는 만큼 한동안 물량 여파에 따라 가격 약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통상 입주 지정 기간인 석 달 동안 대부분 실입주가 이뤄지지만 입주 마감 시점에는 잔금 부담과 지연 이자 문제로 급매물과 전세 물량이 추가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광명 지역의 약세는 하반기 대단지 입주가 마무리되는 내년초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올해 광명 아파트 입주량이 9346가구”라며 “내년엔 1837가구로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연내에는 일부 가격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