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은 글로벌 성장엔진…국제협력 핵심 의제로 논의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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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 경제성장 새 동력으로]①
27일 '문화산업의 미래와 국제교류' 포럼
문화산업 확장가능성, 경제 가치 등 모색
글로벌 성장동력이자 국제협력심 축 부상
표절·단기 수익 중심 구조 등은 극복 과제
문체차관 "문화산업 가능성 점검 의미 커"

  • 등록 2025-10-28 오전 5:36:02

    수정 2025-10-28 오전 5:36:02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문화산업은 더 이상 경제의 ‘장식’이 아닌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문화체육광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27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APEC 계기 ‘문화산업의 미래와 국제 교류 포럼’을 개최했다. 최경규 동국대 명예교수가 ‘문화산업의 가치와 APEC 문화산업 제도화’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한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학회장인 최경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27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문화, 세계를 잇다’ 주제로 열린 ‘문화산업의 미래와 국제 교류 포럼’에서 “미국과의 관세협상,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문화가 미래 경제지형을 선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개최한 이날 포럼에서는 글로벌 경제의 핵심 성장엔진으로 부상한 문화창조산업(CCIs, Cultural & Creative Industries)의 경제적 가치와 국제 협력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먹고, 바르고, 입고…세계 바꾸는 ‘K컬처’

문화체육광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27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APEC 계기 ‘문화산업의 미래와 국제 교류 포럼’을 개최했다. 슝청위 전 칭화대 교수가 ‘문화창조산업,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되다’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이날 포럼 참석자들은 문화산업이 한 국가의 경제적 성과를 넘어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APEC과 같은 국제적 무대에서 문화산업이 미래 국제협력의 핵심 의제로서 논의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 주목했다. 케데헌의 성공은 단순히 콘텐츠를 넘어, K푸드·K패션·K뷰티 등 연관 산업의 확장으로 이어지며 글로벌 경제의 새 성장 축인 ‘K컬처 효과’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최 교수는 “K콘텐츠는 산업과 외교 순환 모델의 대표적 사례”라며 “한국은 K콘텐츠와 ICT 융합 역량을 바탕으로, APEC 내 문화산업 협력의 의제 제안자이자 실행 주도자로서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8월 APEC 사상 처음으로 문화창조산업 분야 고위급대화를 열었다. 당시 의장 자격으로 참석한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회의에서 APEC 회원국들과 △문화산업의 경제적 중요성 인식 △디지털·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창작과 유통 혁신 촉진 등에 합의했다.

최 교수는 “고위급대화를 장기 협력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K컬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도 한국의 주도적 역할이 중요하다”며 “민간기업의 참여와 문화협력 워킹그룹 구성을 통해 APEC 내 문화산업 정책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전 세계에 한국 문화의 높은 수준을 알리는 중요한 자리”라고 덧붙였다.

“문화산업, 기술과 융합할 때 진짜 경쟁력”

문화체육광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27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APEC 계기 ‘문화산업의 미래와 국제 교류 포럼’을 개최했다. 이낙준(왼쪽) 작가, 방송인 마크 테토가 ‘한국문화, 세계와 공감하다’를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슝청위 전 칭화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문화창조산업,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되다’ 주제발표를 통해 문화산업의 흐름과 미래 성장가능성을 분석했다. 그는 “문화산업의 핵심은 창의성·기술력·상업성이 융합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며 “성공한 영화 1편이나 흥행 게임 1개가 투자 비용의 몇 배에 달하는 막대한 경제효과를 창출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슝 교수는 “문화산업의 경우 청년층의 창의력과 기술력이 결합하는 산업이란 측면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의 주요 통로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도용, 표절, 단기 수익 중심 구조는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슝 교수는 “한 동안 고대 성곽 도시와 테마파크가 우후죽순 생겨났던 것처럼 표절은 고질적 문제”라면서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 모델을 모색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술 진보와 소비 구조의 지속적 고도화가 이뤄질수록 문화산업의 추진력은 커진다”며 “건전한 저작권 보호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식재산권(IP) 가치 사슬의 체계적 운영이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방송인 겸 기업인 마크 테토,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의 원작자 이낙준 작가는 오프닝 토크 자리에서 K컬처의 매력으로 “한국만의 스토리”를 꼽았다. 이들은 “K콘텐츠 안에는 한국만의 서사와 정(情)이 담겨 있다”면서 “이미 익숙해진 우리의 것을 발견하고 알리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케데헌’의 까치호랑이처럼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문화체육광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27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APEC 계기 ‘문화산업의 미래와 국제 교류 포럼’을 개최했다. 김영수 문체부 제1차관이 2부 대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김영수 문체부 차관은 이날 ‘청년 미래세대와의 대담’에 참여해 APEC 회원국 청년들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대담은 멕시코 출신 방송인 크리스티안 부르고스의 진행으로 한국·일본·중국·베트남·말레이시아 청년들이 참여해 K컬처 경험을 공유했다.

김 차관은 “문화산업이 미래 글로벌 경제의 핵심 전략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점검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이번 행사가 문화산업을 통해 미래세대의 경제적 기회를 확대하고 국제협력을 한 단계 더 높이는 든든한 거름이 됐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문화산업 분야의 논의와 협력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광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27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APEC 계기 ‘문화산업의 미래와 국제 교류 포럼’을 개최했다. 김영수(오른쪽에서 네 번째) 문체부 제1차관이 2부 대담에 참석한 청년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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