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최고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소재지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란에 '무조건적인 항복'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 개최를 앞두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이른바 (이란의) '최고 지도자'가 숨어있는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다"며 "그는 쉬운 표적이지만 거기서 안전하다. 우리는 적어도 지금은 그를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민간인이나 미군들에게 미사일이 발사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면서 "우리의 인내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항복하라!"(UNCONDITIONAL SURRENDER!)라며 이란에 촉구했다.
트럼프가 언급한 최고 지도자는 이란 신정일치 체제의 정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6)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게시물에 앞서 올린 글에선 "우리는 이제 이란 영공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면서 "이란은 우수한 영공 추적 시스템과 다른 방어 장비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지만, 미국에서 설계되고 제조된 장비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등 타격으로 시작된 양국 간 분쟁이 격화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16~17일 일정으로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중단하고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했다. 이날 새벽 백악관에 복귀했고 오후 1시간 이상 NSC를 주재했다.
미 CNN은 사안에 정통한 당국자 2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시설을 공격에 미국 자산을 활용하는 데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고 외교적 해결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는 사고방식에 상당한 변화를 시사한다면서도 이란이 상당한 양보를 할 경우 외교적 해결책에도 여전히 열려 있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부터 16일까지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 간의 논의는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집중돼 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미군이 중동 지역 미군 전력을 증강하고 있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로이터 통신은 미군 당국자를 인용해 미군이 F-16, F-22, F-35 등 전투기와 여타 군용기를 중동에 추가로 배치함으로써 중동 지역에서의 미군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방어를 지원한다는 입장에서 공격까지 지원하는 것으로 입장을 전환할 경우 중동뿐 아니라 국제적 안보 위협 요인인 이란의 핵무장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