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청구 있는데 왜 돈 내나”…실손24 확산 막는 EMR·인슈어테크

13 hours ago 3

EMR·인슈어테크 실익 챙기기에 무료 청구 선택권 제한
일부 실손보험 가입자 건당 1100원 수수료 부담
참여 EMR “고령층·만성질환자 청구 불편 해소 필요”

  • 등록 2026-05-25 오후 2:23:27

    수정 2026-05-25 오후 2:23:27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A씨는 병원 진료 후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건당 1100원의 수수료를 내고 청구대행 서비스를 이용했다. 하지만 해당 진료는 보험금을 받을 수 없는 면책 대상이었고, 결국 보험금은 받지 못한 채 수수료만 내고 말았다.”

무료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 ‘실손24’가 시행된 후에도 일부 가입자들은 선택권 제한으로 유료 청구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사진=챗GPT)

보험사들이 무료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 ‘실손24’를 2024년 선보였지만,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수수료를 부담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일부 EMR(전자의무기록) 업체와 인슈어테크 업체들이 기존 청구 구조를 유지하면서 무료 실손보험 청구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어서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실손24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전체 대상 기관의 29%(3만614곳) 수준에 그쳤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등을 대상으로 한 1단계 연계는 상당 부분 진행됐지만, 환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병원(827곳), 보건소(3573곳), 의원(1만2875곳), 약국(1만3339곳) 등의 참여율은 26.8%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의료기관들의 실손24 참여가 저조한 배경에는 EMR(전자의무기록) 업체와 인슈어테크 업체들의 낮은 연계율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실손24 출시 전부터 병·의원에 전자의무기록 시스템과 실손보험 청구 연계 서비스를 제공해왔으며, 상당수 의료기관 역시 기존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업체들이 개발·유지보수 비용 등을 이유로 실손24 참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다. 실손24 중심의 청구 체계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기존 시스템 유지 비용 등을 이유로 참여 확대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무료 청구 선택권이 제한되고 보험사 민원도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EMR·인슈어테크 업체들이 실손보험 가입자와 보험사에 비용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 일부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무료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 도입 이후에도 건당 1100원의 청구대행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이들 업체가 시장 재편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업 전환 비용까지 실손보험 가입자와 보험사에 요구하는 것은 시장 경쟁 원리와 소비자 편익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의원급 EMR 시장 점유율 약 50% 수준으로 알려진 GC메디아이의 실손24 참여가 전산청구 확산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GC메디아이는 오는 6월 중 실손24 참여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합류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GC메디아이는 의료기관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줄이고 국민 권익 강화를 위한 공공정책에 적극 협조하기 위해 참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실손보험 가입자 상당수가 소액 청구의 번거로움으로 보험금을 포기하고 있는 만큼 고령층과 만성질환자 등의 청구 불편을 해소할 필요성이 컸다고 강조했다.

GC메디아이 관계자는 “진료 직후 앱 하나로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GC메디아이가 공급하는 EMR을 사용하는 의원은 전국 수만 곳에 달하는 만큼 더 많은 환자들이 별도 서류 없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병·의원 역시 영수증·세부내역서 재발급 요청 등 반복적인 원무 업무와 종이 서류 출력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청구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무료 서비스와 유료 서비스가 공존하는 방식으로 최소한의 선택권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 편익 확대를 위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취지가 현장에서 제대로 구현될 필요가 있다”고 보탰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