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만 20배 차이’ 사우디 강호 알힐랄 만나는 광주, 1%의 가능성에 다시 한번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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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이정효 감독이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고베와 ACLE 16강 홈 2차전에서 3-0으로 이긴 뒤 확성기를 들고 관중의 환호를 유도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 이정효 감독이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고베와 ACLE 16강 홈 2차전에서 3-0으로 이긴 뒤 확성기를 들고 관중의 환호를 유도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FC가 다시 한번 기적에 도전한다.

광주는 1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하우스에서 진행된 2024~2025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 대진 추첨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강호 알힐랄과 묶였다. 두 팀은 다음 달 26일(한국시간) 사우디 제다에서 단판 승부로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승자는 알아흘리(사우디)-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의 또 다른 8강전 승자와 준결승에서 만난다.

광주는 앞서 한 차례 기적을 만든 바 있다. 비셀 고베(일본)를 만난 16강에서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5일 원정 1차전에선 0-2로 져 희망이 꺾이는 듯했으나, 12일 홈 2차전에선 3-0으로 이겨 합계 스코어를 뒤집었다.

상대적으로 얇은 선수층에도 광주는 ‘팀’으로 승부했다. 짧은 패스와 선수들간 유기적 움직임으로 고베를 압도했고, 박정인의 선제골과 아사니(알바니아)의 멀티골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12일 경기 후 이정효 광주 감독은 “뭘 해도 되는 날처럼 느껴졌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기뻐했다.

8강 상대는 사우디 최강 알힐랄이다. 사우디 리그 최다 우승(19회)과 ACL 최다 우승(4회)에 빛나는 강호다. 구단주인 사우디 왕족의 막대한 지원을 받고 있어 선수단 면면이 화려하다.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시티에서 뛰었던 포르투갈대표 수비수 주앙 칸셀루, 세르비아 역대 A매치 최다 득점자(59골)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 모로코대표 골키퍼 야신 부누가 버티고 있다. 브라질 슈퍼스타 네이마르(현 산투스)도 2023년부터 2년간 몸담았을 정도로 알힐랄은 ‘빅네임’을 영입해 체급으로 상대를 누르는 데 능하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광주는 더욱이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의 핵심 미드필더 정호연(미네소타 유나이티드)과 공격수 허율, 이희균(이상 울산 HD) 등 주축 자원들마저 떠나보냈다. 전 세계 선수들의 시장가치를 평가하는 매체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알힐랄 선수단의 전체 몸값은 1억8000만 유로(약 2841억 원)인 반면 광주는 838만 유로(약 132억7000만 원)다. 20배 이상의 차이다.

하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다. K리그 시·도민구단 중 처음으로 ACL 무대 8강에 오른 광주는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이 감독뿐 아니라 선수들 모두가 다시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를 기회를 잡고자 한다. “ACLE 8강부터는 유럽에서 뛴 유명한 선수들과 겨뤄볼 수 있다. 우리 선수들에게 큰 기회이자 경험을 선사해주고 싶다”던 이 감독의 바람대로 광주는 도전자로서 유쾌한 반란을 꿈꾼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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