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 지분을 추가 인수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글로벌 배달·물류 플랫폼 간 합종연횡의 한 단면이다. 시장의 관심은 배민의 운명에 쏠려 있다. 업계에서는 우버가 DH를 통해 배민을 간접적으로 지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DH 최대주주 오른 우버
DH는 지난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우버가 DH의 추가 지분을 인수해 발행 주식의 19.5%와 스톡옵션 5.6%를 보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우버는 4월 DH의 기존 최대주주인 글로벌 정보기술(IT) 투자회사 프로서스로부터 4700억원 상당 지분을 매입해 7%의 지분을 확보했다. 우버의 이번 지분 인수로 프로서스는 지분 16.8%를 보유해 2대주주로 물러났다. 우버는 현지 당국에 DH의 경영권 인수 의도가 없다고 밝혔지만 추가 지분 인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는 세계 약 70개국에서 차량 공유, 음식 배달, 물류 시장을 장악한 우버가 아시아·중동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DH와 결합하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우버의 경쟁사들도 몸집 불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1위 배달 플랫폼 업체인 도어대시는 지난해 영국 배달 플랫폼 딜리버루를 사들였다.
◇대기업 ‘배민 인수설’ 잇단 손사래
우버의 이번 지분 인수로 일각에서 제기된 우아한형제들 인수 가능성이 더 희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언론에선 우버가 네이버와 공동으로 우아한형제들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공시하며 선을 그었다.
DH의 지분 약 15%를 보유한 3대주주인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 아스펙트매니지먼트는 DH 측에 해외에서 철수하고 자산을 매각하며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할 것을 요구해왔다. 배민 매각 검토도 이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DH 창립자 겸 CEO인 니클라스 외스트베리는 내년 3월 회사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버가 DH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배민 인수 유인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옵션 행사 시 지분 25.1%를 갖게 되는 우버가 DH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이 배민을 인수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며 “별도로 인수할 필요성은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우아한형제들 지분 100% 인수 때 인수 가격은 최대 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가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게 IB업계의 중론이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 합병을 추진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네이버가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간편결제(네이버페이)와 인터넷 포털 시장을 장악한 네이버가 배달 플랫폼 분야까지 장악하면 공정위가 더 꼼꼼히 들여다볼 가능성이 크다. IB업계 관계자는 “배민은 소상공인, 배달 라이더 등 까다로운 이해관계자를 두고 있는 기업”이라며 “갑질 논란에 취약한 대기업이 쉽사리 사들이기 힘든 매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우버가 배민을 네이버가 아니라 제3자에 매각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배민이 DH 계열사 중 그나마 수익을 잘 내고 있어서다. 우아한형제들은 DH 연간 매출(약 25조원)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60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안대규/최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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