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노래지만 '하여간 중독'…알고리즘에 귀 맡긴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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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요새는 노래 들을 때 검색 잘 안 해요.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음악 위주로 듣고 있어요. 그러다가 취향에 딱 맞는 노래 발견하면 신나더라고요. 새로운 취향을 찾기도 해서 소소한 재미 중 하나입니다."

유튜브 뮤직을 사용하는 이승주 씨(29)는 최근 음원 플랫폼에서 검색 기능보다 알고리즘 추천 기능을 더 많이 사용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음원 플랫폼 10~30대 사용자들이 알고리즘 추천 기능을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Z(밀레니얼+Z) 세대 이용자들은 원하는 노래를 직접 찾기보다 추천을 통해 '취향 저격' 노래를 듣는 경우가 많았다. 개인화된 추천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취향에 맞는 노래를 탐색하는 동시에 몰랐던 노래나 장르를 접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MZ 세대 사용자들이 음악을 직접 일일이 탐색하지 않는 이유는 짧고 굵은 음원의 소비 생명력에 있다. 꽂힌 노래를 자주 듣지만 그만큼 질리는 경우도 많아 새로운 음원을 계속해서 찾는 소비패턴이 형성됐다.

일본 애니메이션 노래를 즐겨 듣는다는 한 대학생은 "좋아할 만한 노래들이 자주 나온다"면서 알고리즘 기능으로 노래를 자주 듣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좋아하는 노래를 365일 듣는 건 아니다. 한 2주 정도 듣다 보면 새로운 노래를 또 찾게 된다. 그래서 추천 알고리즘을 활용한다"고 했다.

문화적 취향이 다양한 '옴니보어'(잡식성) 소비 패턴을 보이기도 했다. 연령이나 소득, 성별 등으로 구분되던 소비자 집단 특성이 무너지고 점차 개인의 취향과 스타일이 중요해지는 현상이다.

이 씨는 "알고리즘에서 평소라면 듣지 않을 법한 노래가 나올 때 오히려 흥미롭다. 일종의 랜덤박스처럼 느껴진다"며 "취향과 너무 먼 노래가 추천되는 경우는 자주 없었다"고 했다.

실제로 음원 플랫폼에서 알고리즘 서비스를 찾는 이용자들도 주로 MZ세대였다. 멜론의 인공지능(AI) 음악추천 서비스 '믹스업'의 경우 전체 이용량 중 1020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로 나타났다. 멜론 관계자는 "멜론 서비스 안에서 1020세대 이용자 비중이 가장 높게 형성된 서비스가 바로 믹스업"이라고 설명했다. 지니뮤직의 경우 초개인화 큐레이션 서비스 '빠른 선곡'도 이용자의 57%가 2030세대였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1030세대가 제한된 범위 내에서 확장성을 느낄 수 있는 추천 서비스를 원하는 것"이라며 "일정 부분 옴니보어 소비라 볼 수 있다. 알고리즘 추천을 통해 취향에 맞는 음악을 더 많이 접할 기회가 늘어나 소비자들이 효용성을 느끼고, 이용자가 늘어나면 알고리즘 정확도가 더 높아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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