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없는 곳에 5000억'…'시총 100조' 꿈꾸는 회사의 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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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창업자인 장병규 이사회 의장은 ‘시가총액 100조원’의 꿈을 안고 산다. 22일 기준 18조원대인 시총을 5~6배 키우겠다는 목표다. 크래프톤의 도약을 가능하게 할 핵심으로 꼽히는 곳이 인도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도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고, 지난 4년간 인도에 투자한 금액만 1억7000만달러(약 2500억원)에 달한다. 최근엔 인도 게임 스타트업 6곳을 지원하는 등 현지에서 유망한 씨앗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 인도 직접 진출한 국내 유일 게임사

크래프톤이 인도에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었던 건 불운과 행운이 교차한 덕분이다. 장 의장은 2018년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인도를 방문했는데 이때부터 인도 시장 잠재력에 주목했다. 첫 진출은 크래프톤 2대주주인 중국 텐센트의 도움을 받았다. 텐센트의 현지 배급망을 활용해 크래프톤의 대표작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버전을 선보였다.

"5000억 투자"…인도시장에 꽂힌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는 북미 등 서구권에서만 통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크래프톤의 첫 인도 진출작은 시쳇말로 대박을 쳤다. 그러다가 인도와 중국 간 국경 분쟁이 발생하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텐센트 등 중국의 ‘입김’을 완전히 배제하라는 인도 정부 요구에 따라 크래프톤은 출시와 재출시를 거듭한 끝에 2023년 서비스 재개를 허락받았다. 이때부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배급은 온전히 크래프톤이 맡았다.

크래프톤은 게임을 비롯해 인도 엔터테인먼트·콘텐츠 업계 전방위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인도 크리켓 게임 개발사 노틸러스모바일을 1375만달러(약 202억원)에 인수했다. 웹소설 플랫폼 업체 프라틸리피(515억원), e스포츠 기획 업체 노드윈게이밍(257억원) 등에도 돈을 넣었다. 게임, 음악, 웹소설을 넘어 최근엔 인도 핀테크 기업 캐시프리페이먼츠에도 투자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앞으로 2~3년 안에 1억5000만달러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89.8%에 달했다.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높다.

◇ 인도 성과에 주가 미래 달려

시장조사업체 니코파트너스에 따르면 인도의 게임 이용자는 4억4400만 명에 달한다. 스마트폰 보급률 증가, 저렴한 데이터 요금, 젊은 인구층 증가 등에 힘입어 중국을 잇는 최대 게임 시장으로 꼽힌다. 부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인도 게이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8월 기준 누적 이용자 1억8000만 명, e스포츠 동시 시청자 최대 2400만 명을 기록했다. 누적 매출은 1억달러를 일찌감치 넘어섰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게임 국가별 매출 순위에서 인도는 미국에 이어 2위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텐센트 등 중국의 게임 강자가 진입하지 못하는 시장이라는 점도 매력 포인트”라며 “다른 게임사는 인도의 규제 장벽이 높아 진입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이 인도 게임 스타트업을 키우는 것은 현지 침투율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크래프톤은 ‘크래프톤 인도 게이밍 인큐베이터’(KIGI) 프로그램을 작년부터 운영 중이다. 최근 마무리된 2기엔 인도 전역에서 게임업체 350곳이 지원해 59 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지원받은 인도 게임 스타트업 네 곳은 개발을 마치고 게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고은이/최영총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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