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돈나무 흔들고 싶어해”…외신, 韓정부 ‘반도체 기업 의존’ 지적

1 day ago 1

블룸버그 칼럼서 SK하이닉스 다뤄
“SK하이닉스는 황금알 낳는 거위
좌파 정부가 국가문제 해법으로 여겨
美정부도 현지생산 확대 ‘파이’ 요구
생산 늘린다고 주주 수익 느는건 아냐”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뉴스1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떠오른 가운데 한국과 미국 정부,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까지 모두가 이익을 얻으려 달려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내세운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비판을 내놨다. 정부의 지나친 생산 확대 요구가 반도체 사이클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슐리 런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12일(현지 시간) ‘SK하이닉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더 많은 알을 낳아야 한다’(SK Hynix Is a Golden Goose. It Has to Lay More Eggs)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SK하이닉스가 AI 생태계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이제 모두가 이 돈나무를 흔들고 싶어 한다(everyone wants to shake this money tree)”고 지적했다.

특히 가장 먼저 언급된 곳은 이재명 정부다. 칼럼은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메가 프로젝트에 대해 “지난해 겨우 1% 성장에 그친 침체된 경제를 도약시키는 가장 쉬운 방법(easiest way)”며 “한국의 좌파 정부는 반도체 기업을 국가의 사회경제적 문제점들에 대한 해법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상장 기념 ‘오프닝 벨’ 울리는 최태원
1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념 ‘오프닝 벨’ 행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상장을 알리는 종소리에 맞춰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밥 매쿠이 나스닥 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최 회장, 고승범 사외이사(전 금융위원장), 유정준 부회장. 나스닥 영상 캡처

상장 기념 ‘오프닝 벨’ 울리는 최태원 1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념 ‘오프닝 벨’ 행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상장을 알리는 종소리에 맞춰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밥 매쿠이 나스닥 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최 회장, 고승범 사외이사(전 금융위원장), 유정준 부회장. 나스닥 영상 캡처
현지 생산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미국 정부도 “파이의 한 조각(a piece of the pie)을 원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러트닉 상무장관이 현지 생산을 늘리라고 압박해왔고, 최태원 회장도 기존 350억 달러보다 ‘훨씬, 훨씬 더 큰(much, much bigger)’ 규모의 추가 투자를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의 투자 확대가 반드시 주주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꼬집었다. 칼럼은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린다고 반드시 주주 수익까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does not necessarily boost shareholder returns)”라고 경고했다.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뉴스1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뉴스1
특히 현재의 공급 부족이 순식간에 공급 과잉으로 뒤집힐 수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칼럼은 “향후 5년간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는 ‘공급의 홍수’(a flood of supply)’가 발생하면 취약한 수급 균형이 무너지고 반도체 불황이 깊어질 수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는 호황의 정점에서 불황의 바닥까지 불과 2년 만에 이동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경기순환 산업(highly cyclical industry)이다”고 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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