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운영하는 여성 패션 플랫폼 29CM가 백화점 한 곳에 준하는 수준의 매출을 올리며 성장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가구·가전·푸드 등으로 취급 상품의 범위를 대폭 넓힌 결과 명품 없이도 1조 원이 넘는 거래액을 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삭토스트, 29CM 선택한 이유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29CM는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여러 브랜드의 잼, 꿀, 시럽, 오일 등 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기준 상품 개수만 807개에 이른다.
최근 화제가 됐던 건 이삭토스트의 잼이었다. 29CM는 지난 1월부터 이삭토스트와 협업한 ‘이삭 소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제품은 실제 이삭토스트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소스는 아니다. 이 소스는 이삭토스트 특유의 맛을 내는 핵심 재료로 알려져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이 소스를 살 수 없다. 이삭토스트가 가맹점주 보호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세운 방침에 따라서다. 대신 이삭토스트의 잼 제조 노하우를 담은 별도의 과일잼을 만들었다. 이삭토스트에 사용되는 잼과는 엄밀히 다르지만, 과일 원물 그대로의 식감을 살리는 기성 잼과의 차별점으로 이삭토스트 잼과 유사한 맛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29CM는 복숭아·사과맛에 이어 키위맛 이삭 소스가 출시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삭토스트에 입점을 제안했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자 했던 이삭토스트가 이에 응해 지난 1월 29CM에서의 ‘단독 발매’가 성사됐다. 애초 한정 수량으로 출시됐지만, 재구매율이 높아 상시 판매 제품으로 전환됐다. 29CM에 이어 마켓컬리, 신세계면세점 등에도 입점됐다.
29CM 관계자는 “과일잼을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로 포지셔닝하고 고객층을 확대하고자 했던 이삭토스트가 브랜드의 스토리를 담을 수 있는 공간으로 29CM를 선택한 것”이라고 전했다. 29CM는 지난달 대전관광공사와 협업한 디저트·베이커리 기획전 ‘29 스위트 하우스’를 선보이는 등 25~39세 여성의 취향을 고려한 영역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자체 뷰티 브랜드 이구어퍼스트로피(29’) 등을 통해 향수 등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무신사 인수 4년 만에 5배로 커져
패션 플랫폼으로 시작한 29CM는 리빙, 인테리어, 푸드, 키즈, 티켓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외연을 확장하며 내수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성장세를 지속해 왔다. 연간 거래액은 작년 기준 1조3000억 원을 넘어서며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1조 원대를 유지했다. 무신사가 29CM를 인수한 2021년(약 2750억 원) 이후 4년 만에 거래 규모를 5배 가까이 불린 것이다. 29CM와 같은 플랫폼은 거래액을 매출에 준하는 수치로 인식한다.
통상 백화점 1곳이 1조 원대의 매출을 내려면 이른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불리는 명품 브랜드 입점 여부가 필수적이다. 에루샤가 모두 입점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개점 10년 만에 매출 1조 원을 넘겼는데, 이는 업계 최단기간으로 꼽힌다.
29CM는 명품 브랜드 없이 1조 원대 거래액을 달성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무신사 전체 거래액 대비 비중도 2022년 10%대 초반이었지만, 작년 말 기준 약 26%까지 높아졌다. 무신사 전체 거래액이 5조 원대로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와 품질, 취향을 따지는 소비자들은 큐레이팅 역량이 있는 29CM와 같은 플랫폼에 충성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기준 29CM의 패션 카테고리 재구매율은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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