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의대생 사칭해 성추행→홀연히 사라져…이젠 연구원? (궁금한 이야기Y)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 거짓 얼굴로 살아온 ‘사칭남’을 파헤친다.
박학다식한 데다 준수한 외모까지 갖춘 그는, 언제 어디서나 눈에 띄는 남자였다. 연구 중심 공과대학 물리학부를 졸업한 뒤, 해외에서 석박사 학위까지 취득한 그는 소위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수재라고 했다. 치과의사, 변호사는 물론 아나운서 출신 배우와 바둑기사 등 헉 소리 나는 인맥까지 갖춰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는 남자. 자신을 정부 산하 기관 연구원이라 소개한 34살의 박 씨(가명)였다.
지은(가명) 씨는 한 모임에서 박 씨를 처음 만났다. 박 씨의 적극적인 구애로 자연스럽게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는 두 사람. 만난 지 불과 3개월 만에 결혼 이야기가 오갈 정도로 사이가 깊었다고 했다. 지은 씨는 “충격을 많이 받았다. ‘못 만나겠다.’ 이런 것도 없고 그냥 연락을 끊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지은 씨와 만나기로 한 당일 약속을 취소하는 등 일정 번복이 많아지더니, 이해할 수 없는 변명들만 늘어놓았다. 지은 씨가 의문을 제기하자,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는 문자 메시지를 끝으로 박 씨는 일방적으로 자취를 감췄다.
그런데 그 무렵, 완벽한 남자와의 로맨스를 막 시작한 여자가 또 있었다. 모임에서 우연히 만난, 외모와 학벌 모두를 갖춘 남자와 연애를 시작했다는 혜정(가명) 씨. 그런데 남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작스러운 일정을 핑계로 연락이 뜸해지더니 어느 순간 사라졌다고 했다.
그의 정체는 지은 씨와 결혼을 약속했다가 사라진 박 씨였다. 혜정 씨는 지인이 보내준 영상을 보고는 큰 충격에 빠졌다고 했다. 그것은 바로 5년 전 방영됐던 ‘궁금한 이야기 Y’의 방송 영상이었다. 영상 속 박 씨는 “이과대학 멘토링 수업을 맡은 의대 예비 졸업반 박우진(가명)”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5년 전 명문대 의대생을 사칭해 접근한 여성들을 성추행하고, 의대 진학을 명목으로 강의료를 받아 사기죄로 처벌받았던 박 씨. 그가 명문대 박사 학위를 가진 연구원이 되어 다시 나타났던 것.
하지만 아무도 그의 정체를 의심하지 못했다. 화려한 인맥의 지인들이 박 씨의 신분을 증명해 주고, 실제 과학 학회에 지인들을 초대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남자는 어떻게 가짜 신분으로 사람들을 속이고, 거짓말로 인맥을 만들 수 있었던 걸까.
의대생에서 연구원까지, 10년 가까이 거짓 얼굴로 여성들에게 접근해 온 그의 진짜 목적을 7월 5일에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다룬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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