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회장’ 김정수 “시아버님 불닭 열풍 못보신게 안타까워”

2 days ago 6

삼양식품 회장 취임 앞두고 유튜브 출연
“재출시한 우지라면 꼭 드리고 싶어” 눈물

사진=삼양식품 공식 유튜브 채널

사진=삼양식품 공식 유튜브 채널
‘불닭볶음면 신화’의 주역인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자사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시아버지인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을 향한 그리움과 워킹맘으로 살아온 시간에 대한 심경을 털어놨다. 다음 달 1일 회장 취임을 앞둔 김 부회장이 영상으로 공개 메시지를 낸 것은 10여 년 만이다.

삼양식품은 28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김 부회장이 직접 출연한 쇼츠 영상 2편을 공개했다. 영상은 지난해 11월 출시된 ‘삼양 1963’을 중심으로 삼양식품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문답 형식으로 담아냈다.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 창업주인 전 명예회장의 며느리다. 삼양식품이 우지 파동 후폭풍으로 어려움을 겪던 1998년 입사했다. ‘삼양 1963’은 삼양식품의 아픈 역사인 이른바 ‘우지 파동’을 정면으로 딛고 꺼내든 제품이다. 1989년 공업용 우지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삼양식품은 큰 타격을 입었고, 이후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시장 신뢰를 잃으며 침체를 겪었다.

김 부회장은 영상에서 시부모인 전 명예회장 부부를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우지라면은 어머님, 아버님께 꼭 드리고 싶다. 우지라면에 대해 항상 가슴 아파하시고 아쉬워하셨다”며 “제가 끓인, 우리 임직원들이 만든 라면이니까 편안하게 드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정말 맛있는 제품이고 꼭 나와야 하는 제품이지만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됐다”며 “복잡한 감정이 들었지만 맛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다”고 회상했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불닭볶음면에 대해서는 “세상에 없던 제품을 한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며 “이 정도로 매운 라면을 아무도 안 만드니까 우리가 만들어보자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예회장님이 2014년에 돌아가셨는데 그때부터 불닭이 잘되면서 삼양이 승승장구했다”며 “전 세계가 열광하는 모습을 못 보시고 돌아가신 게 가장 안타깝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경영자로서의 삶뿐 아니라 워킹맘으로 살아온 시간에 대한 솔직한 심경도 털어놨다. 그는 “2028년이면 일을 한 지 30년이 된다”며 “‘아줌마’라는 말보다 부회장이라는 직책이 더 익숙해진 지 오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정말 정성을 다해 키워야 하는데 제게는 아이들도 하나의 과제였다”며 “회사 일처럼 사명감으로 키웠던 것 같아 아이들이 다 크고 나니 순간순간을 놓쳐버렸다는 생각에 후회된다”고 밝혔다. 이어 “아빠와 자전거를 타는 소소한 시간들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아들, 딸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불닭 브랜드의 글로벌 성공을 주도하며 삼양식품의 해외 성장을 견인했다. 2011년 ‘나가사끼 짬뽕’의 흥행을 이끌기도 했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처음 80%를 넘어섰다. 회사는 미국·중국·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소스·스낵·가정간편식(HMR)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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