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에르 에르난데스(치차리토)가 고개를 숙였다.
치차리토는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다. 독일 ‘빌트’는 7월 20일 “치차리토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차별적인 발언을 쏟아냈다”면서 그 내용을 상세히 전달했었다.
치차리토는 “여성들은 남성들의 남성성을 없애고, 현대 사회를 민감하게 만들고 있다”며 “여성들은 실패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들은 남성이 이끄는 대로 따라야 한다. 당신의 남자는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고 했다.
치차리토는 “여성들은 여성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해야 한다. 여성은 집에서 요리하고, 청소하고, 아이를 키우는 등의 일을 해야 한다. 여성은 가정을 유지하는 데 힘써야 한다”라고도 했다.
끝이 아니었다.
치차리토는 “여성은 남성을 존중해야 한다. 여성은 남자가 밖에서 돈을 벌어오길 바라면서 자신들에게 청소를 시키면 ‘가부장적 억압’이라고 주장한다. 집은 가부장제의 상징이 아니다. 당신들의 신전”이라고 했다.
세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이와 같은 발언을 한 인물이 멕시코 축구계 전설 중의 전설 치차리토인 까닭이다.
치차리토는 멕시코 대표팀 역대 최다득점자(109경기 52골)다.
치차리토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바이어 04 레버쿠젠(독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세비야 FC(스페인), 로스앤젤레스(LA) 갤럭시(미국) 등을 거쳤다.
치차리토의 망언은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치차리토를 향한 비난이 멈추질 않았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파르도 멕시코 대통령도 치차리토를 향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2024년 10월 제66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치차리토는 축구 선수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여성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듯하다”며 “여성에 관해선 배울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치차리토의 발언은 성차별적이다. 나는 어머니이자 할머니이고, 바깥일과 집안일을 병행하는 최고의 사령관이다. 여성은 남성과 마찬가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했다.
치차리토가 고개를 숙였다.
치차리토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분열을 조장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내 발언으로 불편함을 느낀 모든 분에게 사과한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더 많은 의견을 듣겠다. 경청하고 성찰하겠다. 무엇인가를 표현할 땐 더 명확하고 섬세하게 하겠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성장하고, 나은 사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치차리토는 현재 멕시코 프로축구 1부 리그 과달라하라 치바스에서 뛰고 있다.
치차리토는 2024-25시즌 리그 18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과달라하라 치바스는 “치차리토의 발언은 개인의 견해일 뿐 구단의 가치와 원칙엔 반하는 내용이다. 구단은 내부 규정에 따라서 치차리토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멕시코축구연맹도 치차리토에게 벌금과 경고 조처를 했다.
멕시코축구연맹은 “치차리토가 성차별적 발언을 했다. 우린 조사를 실시했고, 해당 행위에 대해 벌금과 경고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