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뷰티' 뜬다…병원으로 간 화장품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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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기업이 병원용 의료기기 시장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성숙기에 접어든 화장품산업의 마진 압박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병원 시술과 홈케어 디바이스, 시술 연동형 화장품을 묶은 이른바 ‘메디컬 뷰티’ 패키지가 K뷰티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전문 시술에 화장품 연계

23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인허가를 연내 획득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 전문가용 미용 의료기기를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내부적으로 1차 시제품은 이미 완성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국내 병·의원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기 생산은 에이피알팩토리가 담당한다.

'메디컬 뷰티' 뜬다…병원으로 간 화장품社

에이피알의 첫 번째 병원용 제품은 고주파(RF)나 초음파(HIFU) 등을 사용하는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EBD)다. 독일 멀츠의 울쎄라, 국내 클래시스의 슈링크 등이 대표적인 EBD다. 에이피알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의료기기 제조·판매를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지금까지 메디컬 뷰티는 병원이나 의사가 화장품을 개발하는 ‘더마 코스메틱(의약 화장품)’ 시장이 중심이었다. 최근 화장품업체들이 병원용 의료기기나 의료 에스테틱 쪽으로 전환하는 흐름이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EBD 전문기업 비올메디컬과 의료기기 사업 기회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최근 체결했다. 비올은 마이크로니들 RF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비올과 협력해 병원 시술 전문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아토팜·제로이드 운영사인 뷰티 기업 네오팜은 힐로웨이브라는 바이오스티뮬레이터(생체자극형 주사 시술) 의료기기를 지난해부터 전국 의원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네오팜은 힐로웨이브를 시작으로 올해 의료기기 라인업을 추가 확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 마케팅 역량으로 기존 시장 판 흔들어

이전까지 국내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서는 주로 하드웨어 기반 장비업체가 병원 영업망을 선점했다. 이들은 기술·장비 분야에서 강하지만, 브랜딩 같은 소비자 접점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화장품 기업은 K뷰티 브랜드 파워에 더해 글로벌 팬덤 기반 마케팅 경쟁력을 갖춘 게 특징이다. 구매 내역을 기반으로 한 고객 맞춤형 데이터도 보유하고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와 채널, 데이터를 병원 채널로 확장할 수 있다면 기업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화장품 기업은 글로벌 경쟁 심화와 온라인 가격 비교로 마진이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있다. 반면 미용 의료기기는 기술 장벽과 인허가라는 규제 울타리 때문에 플레이어 수가 제한적인 고마진 산업이다. 에이피알 메디큐브의 스킨 화장품 가격은 2만~3만원대, 홈 뷰티 디바이스는 30만~70만원 수준이지만 병원용 의료기기는 수천만원을 호가한다. 병원 시장에 진입해 제대로 안착할 수 있다면 고마진 비즈니스 모델이 새롭게 생기는 셈이다.

화장품업체들은 미용 시술과 기존 제품을 패키지로 묶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병원에서 에이피알의 전문가용 기기로 시술받은 환자가 집에서도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와 화장품, 앱을 통해 관리하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삼일PwC는 최근 보고서에서 “기존 K뷰티가 장비 또는 제품 단독 위주 전략이었다면 앞으로는 의료기기 제품과 시술 노하우, 사후 관리를 통합한 패키지 솔루션이 떠오를 것”이라며 “전문 시술에 홈케어 디바이스, 시술 연동형 화장품, 피부 진단 플랫폼 등의 연계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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