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에 앱으로 편리하게 예약
‘프라이빗 영화관’ 새 트렌드
멀티플렉스 판매율 크게 웃돌아
‘로열파크씨티’도 영화관 개관
프리미엄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커뮤니티 특화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호텔식 식당은 이제 필수시설로 인식된다. 여기에 더해 단지 내에서 가족과 함께 개봉영화를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 상영관’이 호응을 얻고 있다. 멀리 외출하지 않으면서도 큰 화면, 풍부한 사운드로 영화를 즐기려는 입주민들의 니즈가 커지면서 단지 내 영화관을 도입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속속 늘고 있다. 경영 실적 악화로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줄지어 문을 닫는 것과 대조되는 트렌드다.
6일 아파트 업계에 따르면 인천 서구에 위치한 프리미엄 아파트 로열파크씨티Ⅱ에서는 지난달 부터 입주민 전용 프리미엄 커뮤니티 영화관 ‘로열 씨네마 라운지’를 개관해 한달째 운영중이다. 로열파크씨티Ⅱ는 5성급 호텔을 방불케하는 커뮤니티 시설과 특화 조경으로 화제를 모은 1500가구 규모의 최신식 아파트다. 단지 내에서 개봉영화를 즐길 수 있는 상영관을 만든 것은 강남을 제외한 수도권 아파트 가운데 최초다. 20석 규모의 단지 내 영화관은 멀티플렉스의 프리미엄 좌석과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어졌다.
입주민들 반응은 뜨거웠다. 영화관 운영사인 모노플렉스 내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총 20회 개봉영화를 상영했는데, 좌석 판매율이 8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일반 영화관의 좌석판매율(동일 영화 기준)인 1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영화관은 앱을 통해 예약이 가능한데 매회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가령 지난달 8일과 9일에는 영화 ‘히트맨’과 ‘브로큰’을 상영했는데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데이터에 따르면 같은기간 해당 영화들의 좌석 판매율은 각각 5.1%, 25.8%에 그쳤다.
아파트 커뮤니티 영화관은 멀리 외출하지 않아도 일반 극장과 동시에 개봉하는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로 꼽힌다. 수익을 추구하지 않아 영화 관람료는 대형 멀티플렉스의 프리미엄관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된다. 관람료 수익은 아파트 운영 비용으로 활용해 관리비 절감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신 개봉작 뿐 아니라 스포츠 경기, 콘서트, 오페라 등 다양한 콘텐츠도 감상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최근 아파트 시장에서 커뮤니티 시설은 단순한 부대시설을 넘어 단지의 가치를 결정짓는 요소로 자리잡았다. 이에 건설사들은 차별화 시설로 단지 내 영화관에 주목하고 있다.
2021년 6월 준공한 서초그랑자이는 국내 최초로 아파트 단지 내 입주민 전용 영화관인 ‘CGV 살롱’을 설치해 화제를 모았다. 단지 내 상가와 연결된 공간에 CGV 골드클래스(프리미엄관) 수준의 26석 규모 영화관과 라운지로 구성돼 있다. 입주민들이 아파트 전용 앱을 통해 영화표를 예매하고 관리비에 결제 금액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운영중이다. 디에이치자이개포에서는 8석 규모의 프라이빗 영화관 ‘디에이치시네마’를 운영하고 있다. 관람 가격은 일반 프리미엄 영화관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석민철 모노플렉스 대표는 “홈시네마에 대한 선호도 증가와 아파트 커뮤니티 차별화 니즈가 맞물리면서 단지 내 영화관 구축 문의가 늘고 있다”며 “영화관을 집 거실같이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로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엔알에 따르면 내년까지 20여곳의 아파트 단지에서 상영관이 구축될 예정이다.
로열파크씨티 시행사인 DK아시아는 인천 서구 신검단에 위치한 로열파크씨티Ⅰ(4805가구) 단지에도 영화관을 개관해 6일부터 상영에 들어갔다.
반면 멀티플렉스 업계에선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CGV청주율량점은 6일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했다. 앞서 CGV는 지난달에만 송파, 연수역, 광주터미널, 창원 등 4개 지점을 영업 종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