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격렬하게 비난해온 일론 머스크가 결국 트럼프에게 사과하는 것으로 마무리할 전망이다.
머스크는 미국 동부 현지 시간으로 11일 새벽 4시경 자신의 소셜 미디어 X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지난 주 쓴 일부 게시글에 대해 후회한다”며 “그건 너무 심했다”고 적었다.
머스크는 지난 주 내내 트럼프가 주도한 감세법안에 대해 이미 심각한 미국의 부채를 더 악화시킬 역겨운 법안이라고 묘사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의 선거 승리는 자신의 공이라고 말하고 트럼프의 탄핵에 지지한다고도 밝혔다. 심지어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고 자살한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매매 범죄에도 트럼프의 이름이 포함돼있다며 관련 동영상을 링크해 트럼프를 격분시켰다.
또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에 모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을 대변할 수 있는 제3의 새로운 정당 설립이 필요한지 X에서 설문조사를 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 회사가 연방 정부와 체결한 모든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협박했다. 머스크의 회사중 스페이스X의 경우 주요 사업이 정부 계약이라 이 협박이 실현되면 스페이스X는 단기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트럼프에 대한 머스크의 불만은 누적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에 대한 세액공제의 철회는 머스크 자신도 불만 없다고 했지만, 전기차 전반에 타격을 주는 정책이 잇따르는 반면 석유 등에 대한 보조금은 그대로 남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가 취임 직후 발표한 5천억달러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머스크가 소송중인 오픈AI의 샘 올트먼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도 불만이었다. 백악관 행사 직후 머스크는 X에 “그들은 돈이 없다”며 트럼프의 첫 프로젝트에 김빼는 발언을 했다.
가장 최근에는 자신이 강력하게 추천한 제러드 아이작맨의 미항공우주국(NASA) 국장 지명을 트럼프가 철회했다.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며 연방 직원 구조조정에 대한 욕받이 역할을 하면서 자신과 테슬라가 미국 전역에서 반대 시위의 타겟이 된 것을 생각하면 세계 최고의 부자인 머스크가 아무 것도 건지지 못했다는 후회가 있을 수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아담 조나스가 이끄는 모건 스탠리 분석가들은 트럼프에 대한 머스크의 공격도 어떤 거대한 전략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조나스 분석가는 몇 년 전 머스크가 X의 전신인 트위터를 인수했을 때, 또 노골적으로 정치에 개입했던 것 등 머스크의 행보와 비판 및 재정적 어려움을 견뎌내는 회복력 등은 투자자들이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머스크의 유감 표명이 트럼프와의 관계 회복에 큰 도움이 될지는 불확실하다. 아직 이른 새벽시간이라 트럼프의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으나 이전처럼 친밀한 관계로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는 연방 정부의 권한을 이용해 자신에게 반기를 든 사람들을 공격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와 머스크가 격렬하게 대립하는 동안 하락했던 테슬라 주가는 22일 로보 택시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금주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 날 5.6% 상승한 테슬라 주가는 이 날 뉴욕 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2.1% 상승한 33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