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1400억 달러 성과급 받는다…법원 "보상 자격 있어"

테슬라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게 지급하기로 한 대규모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보상안이 소액주주 소송으로 한때 무효 판결을 받았다가 대법원 판결로 되살아났다.

지난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델라웨어주 대법원은 테슬라의 2018년 CEO 보상안과 관련한 상고심에서 머스크가 주식 기반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판단하며 테슬라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하급심 판결을 두고 “부적절한 해결책”이라며 “머스크가 6년간 투입한 시간과 노력을 보상받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판결 직후 X(옛 트위터)에 “내가 옳았다는 것이 결국 입증됐다”며 “나는 싸움을 시작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끝내기는 한다”고 답했다.

논란이 된 2018년 보상안은 머스크의 경영 성과에 따라 단계적으로 보상을 지급하는 구조다. 그러나 테슬라 주식 9주를 보유한 소액주주 리처드 토네타가 이사회 독립성 훼손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고, 당시 법원은 테슬라 이사회가 사실상 머스크 통제 아래에 있기 때문에 보상안 승인도 머스크의 영향력이 크다며 보상안을 무효로 판단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하급심 판단이 뒤집히면서 머스크가 대규모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해당 보상안에는 스톡옵션 3억400만 주가 포함되며, 이는 테슬라 전체 발행 주식의 약 9%에 해당한다. 테슬라 주가가 2018년 주당 약 20달러에서 현재 500달러 안팎으로 급등해 해당 스톡옵션 가치는 지금 주가 기준 1400억달러에 이른다. 옵션을 모두 행사하면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율은 현재 약 13%에서 20%를 웃도는 수준으로 높아진다.

법원 판결 이후 머스크 자산은 7490억달러까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 자산이 7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난달 열린 테슬라 주주총회에선 머스크가 시가총액 8조5000억달러 등 경영 목표를 달성할 경우 1조달러(약 1476조원)의 추가 보상을 제공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여기에 더해 머스크가 최대주주인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계획대로 내년에 상장하면 자산 가치는 추가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