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이 사용하는 클럽, 하지만 ‘백돌이’들이 중요성을 간과하는 클럽이 있다. 바로 웨지다.
웨지의 또다른 이름은 ‘스코어링 클럽’이다. 골프채의 ‘얼굴’로 불리는 드라이버는 18홀 라운드 동안 14번 사용한다. 반면 웨지는 거의 매 홀, 한번 이상 투어 프로들이 연습시간의 80%를 쇼트게임에 할애하는 이유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전문 웨지보다는 아이언 세트에 포함된 웨지를 사용한다. 이에 대해 이호 던롭스포츠코리아 마케팅본부장은 “아마추어일수록 전문적인 웨지를 사용하면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린 주변 플레이에서는 스핀양, 런을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기능에 있어서 아이언 세트에 포함된 웨지보다는 웨지의 특성을 극대화한 전문 제품이 ‘장비발’을 살려줄 수있다는 설명이다.
스코어를 줄이는 핵심은 홀에 최대한 가까이, 좋은 위치에 공을 보내는 것이다. 그러려면 피치샷, 러닝어프로치, 플롭샷 등 다양한 어프로치 기술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언 세트에 포함된 웨지는 로프트와 클럽 길이를 조정해뒀지만 아무래도 아이언 스윙에 맞춰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 그루브와 바운스, 다양한 로프트에 특화된 전문 웨지가 샷 메이킹 능력에서 더 큰 만족을 주는 이유다.
웨지 구성은 어떻게 할까. 아이언 세트에 포함된 웨지는 샌드, 어프로치로 구분해두었지만 전문 웨지는 로프트 각도로 분류된다. 미국의 웨지 명장 밥 보키는 “이상적인 로프트 차이는 4~6도”라고 말한 바 있다. 통상 피칭을 46도로 잡으면 어프로치는 50도, 샌드를 54도로 구성한다. 여기에 70대 스코어를 치는 고수들은 60~64도 로브웨지를 추가하기도 한다.
웨지는 교체 주기가 짧은 클럽에 속한다. 웨지 페이스 면에 파인 홈, 즉 그루브의 마모 정도에 따라 스핀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확연하게 차이나기 때문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는 임성재는 3주마다 웨지를 바꾼다.
프로선수들만큼 자주 웨지를 바꿀 수 없는 아마추어 선수들은 세심한 관리로 그루브 상태를 지키는 것이 좋다. 러프, 벙커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클럽인 만큼 그루브에 낀 잔디, 모래 등을 곧바로 제거해주면 웨지의 수명을 더 늘릴 수 있다.
웨지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던롭스포츠코리아의 클리브랜드 골프는 올 시즌 RTZ 웨지로 골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클리브랜드 웨지는 뛰어난 관용성으로 4년 연속 국내 사용률 1위를 달리고 있다.
RTZ 웨지는 새로운 합금 소재인 Z알로이를 사용했다. 기존 소재보다 탄소 함유량을 10% 증가시켜 타구감이 더 부드럽고 약 6g 여분의 무게를 최적의 스핀을 위한 새로운 무게 중심 설계에 활용했다. 공을 중심에 맞히기가 더 쉬워졌고 더 정밀한 스핀 컨트롤이 가능해졌다.
RTZ 웨지는 46도부터 62도까지 9가지 로프트에 다이내믹 골드 S200이나 N.S. 950 네오 샤프트를 기본으로 장착했다.
핑골프 삼양인터내셔널은 특화된 웨지로 사랑받는 브랜드다. 2023년에는 러닝 어프로치 전용 웨지 ‘칩 W’로 골퍼들에게 입소문을 탄 바 있다. 칩W는 그린 주변에서 퍼터를 써야할지, 웨지를 써야할지 고민하는 골퍼를 위해 퍼터와 웨지의 장점을 결합한 제품이다. 퍼터 길이(34인치)에 9번 아이언 로프트(38.5도)를 적용해 40m 이내에서 퍼팅과 같은 스트로크로 러닝 어프로치를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 트렌드에 빠른 골퍼들의 ‘비밀병기’로 입소문을 탔다.
이번 시즌 핑골프는 벙커샷을 위한 웨지‘벙커R’을 내놨다. 벙커에 빠지면 ‘멘붕’에 빠지는 골퍼들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샌드웨지로, 핑골프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벌써 ‘모래국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64도의 높은 로프트와 넓은 솔 설계로, 일반적인 스퀘어 페이스 스윙만으로도 쉽게 벙커에서 공을 탈출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높은 탄도로 공을 그린 위에 올려준다는 것이 핑골프 측의 설명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