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퇴장 그 후 권완규(수원삼성)는 감정적으로 나섰던 자신의 행동에 미안함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더 나은 모습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지난 1일 수원삼성은 인천유나이티드 원정길에 올랐다. 이번 시즌 수원과 인천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시즌 2라운드부터 만남이 성사되며 초반부터 승점 6짜리 경기에 많은 시선이 쏠렸다. 당시 인천축구전용구장(숭의 아레나)는 1만 8173명의 관중이 몰렸다. 이는 2018년 유료 관중 집계 후 K리그2 역대 단일 경기 최단 관중 수치. 지난해 수원과 안산그리너스의 1만 5308명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그러나 경기는 어수선함 속에서 종료됐다. 결과는 인천의 2-0 승리를 끝났으나, 퇴장자만 3명이 나왔다. 당시 문지환이 퇴장을 당하며 인천이 열세에 빠졌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기제가 거친 파울로 퇴장을 당해 두 팀은 각 10명이 그라운드에 남았다. 그리고 전반 종료 직전 경고를 한 장 안고 있던 권완규가 상대 공격을 지연하는 과정에서 스로인을 손으로 막아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수원에게 중요할 수밖에 없던 경기다. 개막전 승리 후 연승을 통해 시즌 초반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자 노력했지만, 인천전 패배 후 서울이랜드(2-4), 충남아산(0-0)전에서 부진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3월 A매치를 앞두고 수원은 리그 1승 1무 2패(승점 4), 11위에 머물게 됐다.
더욱 뼈아픈 것은 매 경기 선수들이 이탈했다는 것. 인천전 권완규, 이기제가 퇴장을 당해 이랜드전 나서지 못했고, 이랜드전에서는 새로 영입한 장신 외국인 센터백 레오가 허벅지 부상으로 빠졌다. 이어 충남아산전에는 1년 만에 돌아온 최지묵이 십자인대 부상을 입게 됐다.
변성환 감독은 지난 19일 이랜드와 코리아컵 2라운드 일정을 앞두고 선수들의 이탈에 아쉬움을 표하며 “최근 4경기를 치르며 지난 1년 동안 받았던 스트레스를 다 받고 있는 것 같다. 주변에서도 많이들 걱정해 주시고, 같이 고민해 주시고 있다. 팬들께서 늘 많은 응원 보내주고 계셔서 감사하다”라며 “쓰러지더라도 1승과 맞바꾸고 싶은 심정”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랜드전에서 4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값진 승리 속 다가오는 리그 일정에서 큰 동기부여를 얻었다. 이날 변성환 감독의 라커룸 토크가 큰 역할을 했다. 변성환 감독은 삼성그룹 이재용 회장의 기사 내용을 언급하며 선수들에게 ‘독한 삼성인이 되자’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전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고, 500번째 홈경기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이날 권완규는 후방에서 팀을 지켜냈다. 비록 종료 직전 1골을 헌납했지만, 이랜드의 빠른 역습을 막아서며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후반 19분 일류첸코의 선제골 기점 역할을 맡았다. 코너킥 후 이어진 공격에서 권완규는 전방에 머물렀고, 좌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이는 반대편 브루노 실바에게 향했고, 브루노 실바는 골문 앞 일류첸코에게 침착하게 밀어주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경기 후 권완규는 승리에 대한 기쁨과 함께 인천전 퇴장에 미안함을 전했다. 권완규는 “(라커룸 토크) 크게 작용했다. 그런 이야기를 통해 선수들의 마음가짐, 준비하는 태도 등 방향성을 알 수 있게 됐다. 간절하게 뛰었다”라며 “빨리 팀에 적응해서 힘을 보태고 싶다. 여전히 부족하다. 아직 팀에 더 녹아들어야 한다. 우선 결과가 중요하다. 결과를 얻다보면 자연스레 팀에 녹아들 것이고, 강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인천전 퇴장 상황에 대해서는 “감독님께서 괜찮다고 해주시고 빨리 잊으라고 하셨다. 팀에 필요한 부분이 있으니 잘 회복하라고 하셨다. 저 또한 계속 자책할 수만은 없었다. 계속해서 그 생각에 빠져있다면 피해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빨리 추스려서 팀에 힘을 보태고 싶은 생각이 컸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퇴장을 당하고 팀이 연패에 빠졌다. 동료들에게 너무나도 미안했다. 선수들도 저에게 많이 위로해 줬던 것 같다. 그런 마음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던 계기가 됐고 더 열심히 한 발 더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권완규는 이랜드전 승리가 수원 반등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승리가 없어서 부담감을 안고 있었다. 경기장에서도 자신감도 떨어지고 움츠러드는 모습이 있었는데 이번 경기 승리로 자신감도 얻고 팀 분위기 반전도 된 것 같다. 오늘 경기로 팀이 터닝포인트를 맞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수원=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