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통증 잡는 최소침습 치료
좁아진 신경 통로가 염증까지 악화
허리 통증의 해법은 ‘통로 확보’
추간공-척추관 후방 공간 넓혀… 염증 물질 배출, 신경 주변 환경 개선
우리 몸의 척추는 뇌에서 내려오는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척추관(척주관)이 중심축을 이루고 각 척추뼈 사이 좌우에는 신경다발에서 갈라진 신경가지가 인체 각 부위로 빠져나가는 통로인 추간공이 자리하고 있다.
박 원장은 “수동 펌프의 몸통이 척추관이라면 물이 빠져나오는 배출구는 추간공에 해당한다”며 “배출구 주변에 설치된 거름망처럼 추간공 주변에는 여러 인대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신경과 혈관 등을 구획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척추는 수동 펌프와 유사하나 훨씬 복잡한 구조를 가진다. 펌프 내부는 물이 흐르도록 비어 있지만 척추관과 추간공은 비어 있지 않고 신경다발과 혈관, 자율신경 등이 함께 지나간다. 그만큼 남아 있는 공간은 제한적이어서 노화와 퇴행성 변화로 주변의 뼈와 인대가 두꺼워지거나 섬유성 유착이 생기게 되면 공간이 더욱 좁아져 신경이 압박을 받게 된다.
신경 통로를 넓혀 압박과 염증을 동시에 개선
문제는 단순히 공간이 좁아지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좁아진 공간으로 염증 유발 물질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병변 부위에 쌓이면 신경 주변에 생화학적 염증이 생기게 된다. 추가로 발생한 염증이 물리적인 압박에 의한 통증과 저림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문제를 구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비수술적 치료가 추간공확장술이다. 시술은 특수 키트를 이용해 좁아진 추간공과 척추관 후방부의 공간을 넓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경과 혈관이 밀집한 전방부는 최대한 피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후방부로 진입한다. 추간공 내·외측 인대와 척추관 후방부 황색인대를 선택적으로 절제해 신경이 지나갈 공간을 확보한다.
이는 오래된 수동 펌프의 막힌 배출구를 청소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막혀 있던 통로가 뻥 뚫리면 맑은 물이 다시 흐르듯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확보되면서 물리적인 압박이 줄어들고 신경 주변에 머물던 염증 유발 물질도 배출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박 대표원장은 “수동 펌프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다가 다시 작동하면 처음에는 녹물이나 탁한 물이 나오다가 반복해서 펌프질할수록 맑은 물이 나오는 것처럼 추간공확장술 역시 통로를 확보한 뒤 염증 물질이 배출됨에 따라 신경 주변 환경이 점차 개선되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시술 후 회복의 핵심은 ‘무리하지 않는 걷기’
박 대표원장은 시술 후 적절한 보행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시술 직후 무리한 운동은 피해야 하지만 침대에만 누워서 안정을 취하는 것도 회복에는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가벼운 걷기는 척추 주변 근육을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척추관 내 순환을 촉진하고 염증 유발 물질의 배출을 돕기 때문이다.
박 대표원장은 “발을 들어 올리면서 번갈아 내딛는 걷기 동작은 펌프 손잡이를 반복해서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며 “다만 빠른 속도와 고강도의 파워워킹이나 등산처럼 허리에 부담이 큰 운동보다는 평지에서 천천히 걷는 것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추간공확장술은 좁아진 신경 통로를 넓혀 신경 압박을 줄이고 염증 회복 환경을 조성하는 최소침습 치료”라며 “고령자나 당뇨 및 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도 의료진의 판단 아래 비교적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시술과 회복 관리가 함께 이뤄진다면 일상 복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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