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전쟁 이후 안보 강화 움직임에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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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29 14:12 수정2026.03.29 14:12

[마켓칼럼] 전쟁 이후 안보 강화 움직임에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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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칼럼] 전쟁 이후 안보 강화 움직임에 대비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선임연구원

호르무즈 해협 통행 차질이 이어지는 등 이란 전쟁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시장 변동성도 더 이어질 수는 있겠지만 이제는 전쟁 이후의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이 호위 작전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재개시키면 이란의 협상력도 저하돼 전쟁 종식을 앞당기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보 분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이번 이란 전쟁을 계기로 에너지 수급에 큰 차질이 생긴 유럽, 아시아 국가들은 에너지 안보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유럽의 경우에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산 LNG, 원유 공급 차질도 겪은 만큼, 원자력을 비롯한 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10일 EU 집행위가 발표한 정책 패키지에서는 소비자들의 전력 가격을 낮추기 위해 단기적으로 전기에 대한 과세를 낮추고, 에너지 독립 달성을 목표로한 친환경 에너지 지원 강화 정책이 담겨 있었다.

특히 SMR 정책도 처음 제시됐는데, 원자력에 대해 미국 대비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던 EU가 구체적인 설치 목표를 제안했다는 점이 유의미하다. SMR를 통해 전력 생산 뿐만 아니라 탄소 감축이 어려운 철강, 화학 산업에 집중 투입하겠다는 생각이다.

EU 집행위는 에너지 독립을 위해서는 연간 약 6600억유로가 필요한데, 민간 자본을 활용해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EU가 2024년에 화석 연료를 수입하는데 3750억유로를 사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라리 에너지 독립을 위해 활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에너지 안보 외에 각종 무기 체제에 필요한 소재의 공급 안정성에도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전쟁 동안 미국의 미사일, 탄약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군수 물자 부족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는데, 미사일과 탄약 등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특수 광물들이 필요하다. 이런 특수 광물들의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미군에서 활용되는 무기 시스템 중 77% 가량이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전에 이어 드론과 경제적인 미사일, 드론 방공 시스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관련 기술에 필요한 소재가 더욱 주목 받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런 소재 공급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실제로 펜타곤은 채굴 기업들에게 이란 전쟁 직전 게르마늄, 흑연, 텅스텐 등 13개의 광물 생산량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게르마늄(Germanium)과 갈륨(Gallium)은 드론과 미사일의 조준 시스템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다. 게르마늄은 적외선 등 이미지 센서에 사용되고 갈륨은 GaN 반도체에 필요한데, GaN 반도체는 실리콘 기반 반도체에 비해 고주파 특성이 높아 THAAD와 같은 고성능 레이더망에 필요한 부품이다. 드론과 미사일 유도 시스템, 요격 미사일에는 영구자석도 필수적 부품으로, 영구 자석 생산에 요구되는 희토류도 중요하다.

탄약과 관련해서는 텅스텐이 주목 받고 있다. 고등급 텅스텐 중 25~30%는 방산 산업이 소비하고 있는데, 장갑과 벙커 등을 관통하기 위해서는 밀도가 높고 고온에서도 잘 견디는 텅스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안티몬은 탄피 강화, 폭발물, 장비를 화염 피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난연제에 필요한 물질이고, 이트륨 같은 경우도 고온을 잘 견디는 특성을 보유하고 있어 제트 엔진의 코팅 소재로 사용되는 소재다.

문제는 이와 같은 광물들의 공급 중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티몬이 필요한 미국 방산품 중 86%가 일부 공급을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고, 다른 핵심 광물들의 경우에도 80%는 모두 상회하고 있다. 중국이 핵심 광물 제련 과정을 거의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IEA가 지정한 20개의 전략 광물의 현황을 보면 갈륨, 흑연, 희토류 등에 대해 중국이 80%를 상회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개 광물 중 19개 광물이 중국의 정제 시설에 의존한다.

이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노력은 2025년부터 본격화됐고, 지난 2월에도 120억달러를 투자해 리튬, 코발트, 흑연, 희토류와 같은 소재를 SPR처럼 정부 차원에서 구매해 보관하는 프로젝트 볼트(Project Vault)라는 비축 사업을 발표했다.

이번 이란 전쟁으로 방산품 소재를 독립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EU, 일본 등 다른 주요국들도 유사한 이유로 공급망 강화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만큼, 미국과 서방권의 방산품 공급망 강화 노력에 기여할 수 있는 각종 핵심 광물 소재 기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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