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HD현대그룹의 지주사인 HD현대(A+)가 총 15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회사채 시장이 비수기에 돌입한 가운데 ‘A급’ 신용도를 보유한 HD현대가 성공적으로 투자 수요를 끌어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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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HD현대) |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총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진행한다. 트랜치(만기) 별로는 3년물 700억원, 5년물 700억원, 7년물 100억원 등 총 1500억원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 발행도 고려하고 있다.
HD현대는 개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30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30bp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오는 8일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이달 16일 회사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은 오는 8월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의 상환에 사용된다. HD현대 관계자는 “차환을 위해 회사채 발행을 진행한다”며 “실제 자금 사용일까지 은행 예금 등 금융상품을 통해 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D현대는 공모채 발행을 위한 대표 주관사를 총 7곳으로 꾸려 대형화했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이다. HD현대가 주관사를 7곳으로 대형화한 것은 여름철 회사채 시장의 계절적 비수기 국면에서도 수요예측의 흥행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HD현대의 이번 회사채 수요예측이 흥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 BBB급 비우량채에 대한 선호도는 낮아졌지만, A급 이상 우량채에 대한 투자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HD현대는 주요 자회사들의 사업 기반이 안정적인 데다, 최근 2~3년간 신용등급이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IB업계에선 최근 장기물 발행이 드물다보니 HD현대의 7년물 수요예측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장기물 발행 자체가 많지 않아 HD현대의 7년물에는 평균 이상의 수요가 몰릴 수 있다”며 “투자자 수요에 비해 장기물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금리 인하 국면에서 향후 금리 하락 가능성을 고려하면 지금 장기물에 투자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NICE(나이스)신용평가는 현재 HD현대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평가하고 있다. 그간 HD현대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 ‘A-’ △2023년 ‘A’ △2025년 ‘A+’ 순으로 꾸준히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돼왔다. HD현대오일뱅크(정유·화학), HD한국조선해양(조선), HD현대사이트솔루션(건설기계) 등 주요 사업 자회사의 사업 안정성과 재무 안정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는 HD현대그룹의 지주사인 HD현대의 신용등급은 그룹 주요 계열사 신용도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준 한신평 연구원은 “주요 계열사들은 업계 내 상위의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영업기반과 사업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현금창출력에 기반한 재무안정성도 우수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특히 조선부문과 전력기기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조선 부문은 2021년 이후 우호적인 발주환경에서 수주잔고의 양적 확대 및 질적 개선이 이뤄진 가운데, 고선가 수주 분의 매출 인식 증가, 외형 확대에 따른 고정비 부담 축소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 추세 지속되고 있다”며 “전력기기 부문은 공급자 우위 시장 형성으로 외형이 성장했고 영업수익성도 개선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