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지식재산권이 기업가치 가른다…투자사들 '관리 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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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엑시트 전략 ‘IP’]①
똘똘한 IP 특허로 기업가치 성장시킬 수 있어
독점적 권리로 시장 주요 플레이어 등극도 가능
"꾸준히 IP 관리해야 뒤탈없이 IPO·M&A 간다"

  • 등록 2025-04-24 오전 5:08:46

    수정 2025-04-24 오전 5:08:46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글로벌 의료기기 선두 기업과 최대 1조원대 규모의 초대형 인수합병(M&A) 딜(deal) 논의를 진행했다가 끝내 실패한 국내 한 의료기기 업체. 인수 주체인 글로벌 기업은 계약 위반 사항을 발견했다는 이유를 들며 딜을 무산시켰다. 이후 국내 업체는 상장폐지 위기에까지 내몰렸고, 한국거래소로부터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업계는 M&A가 중단된 배경에 이 업체가 당한 소송이 있다고 설명한다. 경쟁 업체가 국내 업체를 상대로 지적재산권 침해 및 부정경쟁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가 속속 생기다 보니, 전문가들은 지식재산권(IP)을 두고 “회사가 최종적인 성과를 내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사항이 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지속적으로 IP에 대한 전략을 구축해도 해당 사례처럼 영업비밀과 IP 관련 분쟁으로 기업가치가 폭락하고, M&A가 무산돼 기업이 힘들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사진=픽사베이)

22일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갈수록 포트폴리오사의 IP 특허를 함께 챙기는 국내 투자사 사례가 늘고 있다. 초기부터 프리 기업공개(IPO) 단계에 접어든 성숙한 기업까지 전 단계에 걸쳐 IP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투자사들도 포트폴리오사의 IP 특허 관리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특히 혁신 기술을 가진 기업 전문 투자사들이 테크 스타트업의 글로벌 특허 전략 구축에 힘을 쓴다. IP 특허를 투자 이후의 중요한 스케일업 기반으로 보고 있어서다. 이들은 기술 미팅을 진행하는 등 각 분야 전문성을 지닌 회사와 함께 초기 혁신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IP 포트폴리오를 잘 구축하도록 돕는다. IP 관리에 힘쓰는 대표 투자사로 IPS벤처스, 퓨처플레이,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등이 떠오르고 있다.

특허법인 아이피에스(IPS)는 ‘특허를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가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글로벌 스타트업 IP 기반 투자사 IPS벤처스를 설립했다. 한치원 IPS 대표는 “가치가 만들어질 때 땅을 사는 건 권리를 산다는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영역에서 특허는 가치를 미리 확보하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스타트업의 경우 회사의 핵심 기술을 정립하고, 경쟁 기업 대비 어떤 장점이 있는지를 본 뒤 특허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심도있게 거칠 필요가 있다고 했다. IPS는 이를 위해 몇 달의 시간을 들여 스타트업과 논의하면서 특허 만드는 과정을 돕는다. 스타트업이 혁신 기술을 개발하면, 국내외 특허 확보를 돕고 이 특허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함께 전략을 짠다.

퓨처플레이는 IP 매니저를 따로 두고 있다. 창업가들이 막연하게 특허가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점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IP 특허가 어떤 작용을 하는지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IP 매니저는 포트폴리오사의 IP 성장을 지원하고, 글로벌 진출에 힘을 실어준다.

전경진 퓨처플레이 IP 매니저는 “투자 시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곳에 장·단기적인 전략을 같이 짜주거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다”며 “특허는 적법한 출원과 명세서가 잘 작성됐는지가 중요한데 초기 기업이 두 가지를 잘 하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퓨처플레이는 지난해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의 민관협력 IP전략지원사업인 ‘최고지식재산권책임자(CIPO) 프로그램’ 주관 운영사로도 참여했다. 기업의 성장 단계와 목표에 맞춘 지원을 제공해 IP 리스크 분석, 시장 환경 분석, IPO 준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혁신 기술이 미래 가치를 만들기 위해선 독점적 권리인 특허를 확보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IP 특허 관리가 주요 엑시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특허라는 독점적 권리를 가지면 경쟁 시장에서 우의를 점할 수 있어서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특허를 확보하는 게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되지만, 어느 정도 성장궤도에 오르고 나면 잘 구축한 특허 자체로 IPO나 M&A에 성공하는 케이스가 나온다”며 “지금은 투자사들이 스타트업의 특허 보유 유무나 개수만 보고 투자를 집행하는 때도 있는데, IP 관리와 활용을 잘 해둬야 글로벌 진출 시 실패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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