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유럽서 방산기술 데카콘 탄생…헬싱, 9500억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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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유럽에서 새로운 데카콘(decacorn·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이 탄생했다. 방위산업 기술에 대한 글로벌 투자사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전장 시각화 소프트웨어부터 드론, 항공기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유럽의 신흥강자에게 투자금이 쏠렸다.

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

20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기반의 독일 방산 스타트업 헬싱은 시리즈 D 투자 라운드를 통해 6억 유로(약 9500억원)를 유치, 기업가치 120억 유로(약 19조원)를 기록했다. 해당 기업가치는 현재까지 투자를 유치한 유럽 스타트업 가운데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스포티파이 창업자가 이끄는 투자사 ‘프리마 마테리아’ 외에도 글로벌 벤처캐피털인 라이트스피트벤처스와 액셀, 스웨덴 방산기업 사브가 참여했다.

헬싱은 지난 2021년 설립된 방산 스타트업으로, AI를 활용한 실시간 전장 시각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이후 회사는 사업영역을 드론과 유인 항공기 분야까지 늘렸고, 이달 초에는 독일 항공기 제조사 ‘그롭’을 인수하면서 유·무인 항공 기술 역량을 강화했다.

한편 이번 투자는 유럽에서 방산 기술에 대한 투자 열풍이 부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유럽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토(NATO) 동맹국에 대한 방위 지원을 축소하면서 자체적으로 안보 역량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투자사들은 유럽 각국이 국방비를 빠르게 증액하고 있다는 점에서 방위산업을 ‘정책적으로 돈이 보장된 시장’이라고 보고는 관련 스타트업들에 자금을 쏟았고, 일찍이 혁신 기술 개발에 매진해온 스타트업들은 힘을 받기 시작했다.

흥미로운 점은 방위산업 기술에 대한 투자 트렌드가 비단 유럽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드론 스타트업에 쏟아진 글로벌 투자금은 69억 달러를 넘어섰다. 세계적으로 무인 자율 무기체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해당 분야가 글로벌 벤처투자 업계의 신흥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유럽의 헬싱과 퀀텀 시스템즈, 테케버 뿐 아니라 미국의 앤듀릴 등 글로벌 방산 기술 스타트업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편 헬싱 측은 이번 투자금으로 AI 기반 방위 시스템 연구·개발(R&D) 역량을 확대하고 드론과 무인 수중감시 잠수함 등 하드웨어 개발에 힘쓴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성명을 통해 “유럽의 방위 산업은 더 이상 느리고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기술을 통해 자주권을 회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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