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 "비용절감 시대 끝"…AI 내재화로 수익 공식 뒤집는 사모펀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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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절감 중심 전략 한계…AI로 매출 성장 구조 재설계
비스타·KKR·블랙스톤 등은 별도 조직 마련해 대응
투자팀 내 기술 인력 배치…퍼미라는 ‘내재화 모델’ 채택

  • 등록 2026-03-20 오후 7:42:03

    수정 2026-03-20 오후 7:42:03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인공지능(AI)은 매출 성장 곡선을 가능케 하는 엔진이다."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PEF) 업계에서 종종 언급되는 표현이다. 금리 환경이 바뀌면서 비용 절감을 비롯한 재무 개선 중심의 전략만으로는 기대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운용사들은 기업의 운영 구조 자체를 바꾸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과거에는 비용 절감과 레버리지를 통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기술을 활용해 포트폴리오사들의 매출 성장 구조를 재설계하는 식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AI와 데이터 역량을 내부 조직으로 끌어들이는 흐름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AI로 포폴사 키운다…글로벌 PEF들, 운영 조직 재편

과거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인수 이후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수익을 냈다. 인력 감축은 기본이었고, 일부 투자에서는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통해 단기간 실적을 개선하기도 했다. 여기에 차입을 활용한 레버리지와 멀티플 상승이 더해지는 구조였다. 저금리 환경에서는 이 같은 방식만으로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금리 부담이 커지고 대내외적 이슈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비용 절감 중심 전략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글로벌 운용사들은 비용 절감 중심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기업의 성장 구조 자체를 바꾸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빠르게 성장하는 AI와 데이터 역량을 활용해 제품 경쟁력과 매출 확대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전략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실제 글로벌 운용사들은 기술 역량을 내부 조직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전문 PEF인 비스타에쿼티파트너스는 내부 운영 조직을 통해 포트폴리오 기업의 데이터·제품·운영 체계를 표준화하고 있으며, 투자 이후 KPI 관리와 가격 전략, 기술 운영까지 직접 개입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이는 국내 사모펀드운용사들도 최근 들어 활용하고 있는 전략으로, 투자 이후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밖에 별도의 중앙 조직이나 운영 파트너 형태로 필요시 기술적인 도움을 받는 구조도 심심찮게 포착된다. 토마브라보는 전직 소프트웨어 기업 CEO와 CTO 출신 인력을 중심으로 운영 파트너 조직을 꾸려 기술 전략과 제품 방향 설정에 직접 관여하는가 하면, KKR과 블랙스톤 등도 디지털·데이터·기술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 조직을 두고 포트폴리오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기술 내재화 사례도…사모펀드 수익 공식에도 '변화'

기술 인력을 별도 조직으로 분리하지 않고 각 산업별 투자팀 내부에 심어놓은 사례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럽 주요 사모펀드운용사인 퍼미라는 기술 인력을 별도 조직으로 두지 않고 소비재·헬스케어·서비스·테크 등 각 산업별 투자팀 내부에 배치해, 투자 단계부터 운영까지 직접 관여하도록 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이에 대해 현지 업계 한 관계자는 "퍼미라는 AI를 단순한 효율화 도구가 아니라 운영체계 자체를 재설계하는 핵심 인프라로 보고 있다"며 "고객지원, 데이터 처리, 서비스 전달 등 주요 워크플로를 AI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말했다.

퍼미라의 이 같은 전략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포트폴리오 기업에서 고객 문의의 최대 30%를 자동 처리하고 있고, 제약 서비스 기업에서는 제품 개발 사이클이 수주 단위에서 수일 단위로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단순한 비용 효율화를 넘어 제품 경쟁력과 매출 성장 구조를 동시에 바꾸는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 사이에서 이러한 변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비용 절감 중심 전략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기술을 통해 매출 성장 구조를 재설계하는 능력이 수익률을 좌우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운용사별로 기술을 조직에 어떻게 내재화하느냐에 따라 성과 격차도 더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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