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국민연금, 갑질 신고 받으면서 '쉬쉬'…"정작 피해자는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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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부당행위 신고하라”는 국민연금
5월 둘째주까지 집중신고 받겠다지만
내부에만 공지''...운용사들 “안내 일체 못 받아
업계 "감사원이 나서야 해결" 주장

  • 등록 2026-05-06 오후 7:57:04

    수정 2026-05-06 오후 7:57:04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기금운용본부와 관련한 갑질·청탁·부적절 행위에 대해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정작 주요 제보 대상이 될 수 있는 외부 운용사들에는 별도 안내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연금이 신고 창구를 열어놓고도 피해자나 이해관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진상조사 의지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민연금, 내부에만 갑질신고 공문 내고 '쉬쉬'...업계선 "감사원이 나서달라"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5월 둘째 주까지 기금운용본부와 관련한 갑질, 청탁, 부적절한 행위 등에 대한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신고는 국민연금 헬프라인을 통해 접수하는 방식이다.

헬프라인은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독립적인 제3자 전문회사인 레드휘슬을 통해 연계 운영된다. 레드휘슬은 국내 주요 금융기관과 대기업,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이 내부 신고 및 제보 채널로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국민연금의 이번 집중 신고기간 운영은 기금운용본부 내 갑질·부당행위 의혹을 재차 점검하기 위한 취지로 보인다. 그간 국민연금 부동산투자실을 둘러싸고 회의 중 외부 관계자를 복도로 내보내 세워뒀다는 '복도 갑질' 의혹과 운용사 인력 교체 청탁 및 압박, 언어폭력, 해고 종용 등의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여기에 부실 투자 논란에 운용사와의 사적 유착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문제는 집중 신고기간 운영 사실이 업계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은 이번 집중 신고와 관련해 별도의 공식자료를 내지 않았다. 기금운용본부 부동산투자실과 거래하거나 위탁 관계에 있는 운용사들을 상대로 안내 공문 조차 발송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갑질이나 부당행위 피해를 직접 경험했을 외부 운용사들이 정작 신고기간 운영 사실을 알지 못한 셈이다.

전주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 부동산투자실에서 갑질 피해를 입었다는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기금운용본부 관련 갑질 제보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며 "감사팀이 조용히 제보 받은 척만 하다가 끝내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감사원이나 외부 감사기관이 나서지 않고서는 (부동산실 갑질 문제는) 해결이 안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모르는 집중 신고기간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결국 국민연금이 갑질 제보를 적극적으로 받을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 이런 분위기에 누가 연금에 제보하겠느냐"고 했다.

국민연금은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LP)이기에 운용사 선정과 출자, 사후관리 과정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다. 외부 운용사 입장에서는 제보 이후 향후 출자 심사나 위탁운용 관계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질 수밖에 없다. 피해 제보 접수가 실효성이 있으려면 제보 기간과 대상, 익명성 보장, 불이익 방지 절차 등이 명확히 고지되어야 한다. 단순히 내부 공지한 뒤 기존 신고 채널을 열어둔 것만으로는 피해 당사자인 외부 운용사들이 신고에 나서기 어렵고, 결국 집중 신고기간 운영 자체가 형식적 절차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의 자체 감사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부동산투자실 관련 문제 제기가 수차례 있었음에도 감사가 형식적으로 진행됐고, 실질적인 조치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지난해 진행된 국민연금 자체 감사에서도 외부 운용사들을 충분히 조사하지 않은 채 사안을 종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 관계자는 "감사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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