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SK온, 완성차 업체와 4000억 배터리 단가 분쟁…‘우발부채’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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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업체 A사, SK온에 4000억 단가 이견 제기
‘메탈가 연동제’ 셈법 충돌…순수 금속 함량 잣대 이견
우발부채 현실화 땐 원가 부담 확대…수익성 타격 불가피

  • 등록 2026-03-19 오전 5:37:04

    수정 2026-03-19 오전 5:37:04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흑자 전환이 절실한 SK온에 4000억원 규모의 배터리 납품 단가 분쟁이라는 악재가 덮쳤다.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배터리 납품 단가에 문제가 있다며 SK온에 이의제기를 했다. SK온 측은 당장 소송으로 비화된 것이 아닌 만큼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해당 사안이 외부 감사를 거친 사업보고서에 '우발부채'로 명시됐다는 점에서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SK온)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A는 지난해 계약상 '금속 중량 해석 및 적용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SK온에 이견을 제기하고 2억9100만 달러(약 4000억원)를 청구했다.

이번 갈등의 핵심인 '금속 중량 해석 및 적용 방식' 분쟁은 배터리 납품 단가를 결정짓는 '메탈가 연동제'의 구조적 특성에서 비롯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통상 배터리 제조사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가격 변동성이 큰 핵심 광물 가격을 납품 단가에 연동하는 계약을 맺는다.

통상 양측은 납품 전 배터리 단위당 투입되는 금속재의 중량을 사전에 합의해 단가의 기준으로 삼는다. 하지만 최종 완성품에 담긴 '순수 금속 함량'을 측정하는 잣대와 가격 적용 방식을 두고 셈법이 충돌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수조 원 규모의 막대한 물량이 오가는 과정에서 배터리업체와 완성차업체가 해석하는 '순수 금속 함유량'의 기준이나, 해당 중량에 곱해지는 메탈가 적용 시점 및 방식에 미세한 시각차가 발생할 수 있다.

수조 원대의 광물이 투입되는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의 특성을 고려하면 단위당 금속 중량 해석의 미세한 잣대 차이나 적용 가격의 변동만으로도 수천억 원 규모의 납품 대금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지출이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SK온이 해당 분쟁을 '우발 부채'로 인식한 만큼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회계상 우발부채로 명시했다는 것은 외부 감사인과 경영진 모두 이번 사안이 향후 기업의 재무 상태에 유의미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현실적 위협'임을 장부에 공식 인정한 셈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계약 해석상 이견 조율 과정이 아닌 4000억원 규모의 자금 유출 불확실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A사의 요구가 일부라도 수용돼 납품 단가 산정 기준이 완성차 업체에 유리하게 변경될 경우 SK온은 4000억원이라는 일회성 비용 지출은 물론 장기적으로 원가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 수율 안정화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고전 중인 SK온의 흑자 전환 일정에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A사와의 협상 결과가 SK온에 불리한 선례로 남을 경우 다른 완성차 고객사들 역시 유사한 논리를 내세워 대대적인 단가 인하 압박이나 과거 납품 대금에 대한 소급 청구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SK온은 당장 대규모 지출이 확정된 부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단순한 계약 해석상의 이견 조율 과정일 뿐 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SK온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관련 법적 소송은 제기된 바 없으며, 당기말 현재 관련 논의 소요 기간 및 최종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고 명시한 상태다.

한편 SK온은 지난해 별도 기준 63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매출은 20조343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7.7%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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