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스 모라우 "인간의 복잡성, 기괴한 몸짓에 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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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출신 안무가 겸 연출가
GS아트센터 '예술가들' 시리즈 참여
16~18일 '죽음의 무도' 등 공연

  • 등록 2025-05-14 오후 6:33:46

    수정 2025-05-14 오후 6:33:46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무용수들의 몸짓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복잡하고 기괴한 존재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이상해 보이는 몸짓이 한편으론 새로운 아름다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마르코스 모라우(사진=GS아트센터)

스페인 출신 현대무용 안무가 겸 연출가 마르코스 모라우는 1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아트센터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공연 개최를 앞둔 자신의 연출작 ‘파시오나리아’와 ‘죽음의 무도 : 내일은 물음이다’를 소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1982년생인 모라우는 실험적인 안무와 초현실적 무대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들로 유럽 공연계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그간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 리옹 오페라 발레단, 베를린 국립발레단, 스페인 국립 플레멩코 발레단 등 세계 유수 무용단들과 협업을 펼쳤으며, 2013년 스페인 최고 권위의 국립 무용상을 최연소로 수상한 바 있으며, 2023년에는 독일 무용전문잡지 ‘탄츠’가 선정한 ‘올해의 안무가’로 꼽혔다.

‘파시오나리아’ 공연의 한 장면(사진=AlexFont)

2004년부터 직접 창단한 무용단 ‘라 베로날 컴퍼니’ 수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모라우는 ‘라 베로날 컴퍼니’ 무용수들과 함께 수년간 연구한 끝에 개발한 안무 기법인 ‘코바’(Kova)를 기반으로 한 작품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핀란드어로 ‘단단한’이라는 뜻의 ‘코바’는 비논리적이고 단편적인 움직임을 조합해 만들어낸 새로운 신체 언어로, 로봇을 연상케 하는 긴장도 높은 동작을 활용하면서 감정 표현과 시선을 섬세하게 통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모라우는 “‘코바’는 복잡하고 기괴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규칙이자 추상적인 코드다. 몸을 유기적으로 만드는 발레와 반대되는 개념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코바’를 통해 미지의 공간, 불가사의한 연결, 예상하지 못하는 것들을 표현하는 것이 저의 지향점”이라고 설명을 보탰다.

‘죽음의 무도’ 공연의 한 장면(사진=LorenzaDaverio)

모라우는 GS아트센터의 기획 공연 시리즈 ‘예술가들’을 통해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16일부터 18일까지 ‘파시오나리아’를, 17일부터 18일까지 ‘죽음의 무도’를 선보인다.

GS아트센터 공연장에서 먼저 막을 올리는 ‘파시오나리아’는 AI 시대를 맞이한 인간의 미래를 주제로 다룬 공연이다. 모라우는 “강박을 느낄 만큼 감정의 부재에 집중하던 시기에 창작한 작품”이라며 “감정이 없는 세상과 개인주의가 강해지는 분위기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GS아트센터 로비에서 펼치는 ‘죽음의 무도’는 ‘죽음과 함께 추는 춤’을 콘셉트로 잡고 만들었다. 모라우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와 무관하게 죽음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다가온다는 내용”이라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을 몸짓으로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전 세계 곳곳에서 전쟁, 이민자 추방 등의 이슈가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죽음이 인본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작업이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바르셀로나 극예술학교에서 안무를 전공한 모라우는 발렌시아, 뉴욕 등지에서 미술과 사진도 공부했다. 그는 “움직임뿐 아니라 다양한 재료를 다루는 데 있어 자유를 추구한다.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작업한다는 점이 저의 장점”이라며 “최근엔 오페라 작업도 시작했는데 언젠가 서커스나 영화 작업을 해볼 수도 있다. 계속해서 자유롭게 작업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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