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정상에 섰다.
쩡하오주 감독이 이끄는 대만은 24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의 일본을 4-0으로 눌렀다.
이로써 대만은 프리미어12 첫 우승과 마주하게 됐다. 대만은 지난 2015년 초대 대회와 2019년 대회에 모두 출전했으나, 메달권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B조 조별리그에서 4승 1패를 기록, 일본(5승 무패)에 이어 2위에 오른 대만은 슈퍼라운드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A조 1위 베네수엘라에 0-2로 패했지만, A조 2위 미국을 8-2로 완파했다. 이후 이들은 슈퍼라운드 최종전에서 일본에 6-9로 무릎을 꿇었지만, TQB(Team Quality Balance)에서 베네수엘라, 미국(이상 1승 2패)에 앞서 결승에 진출했고, 이날 일본마저 격파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대만이 국제대회에서 일본을 꺾은 것은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준결승 이후 11800일 만이다.
반면 2019년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노렸던 일본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조별리그 5전 전승으로 슈퍼라운드에 나선 일본은 미국과 베네수엘라, 대만을 각각 9-1, 9-6, 9-6으로 격파했지만, 결승전에서 대만에 일격을 당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아울러 일본은 2019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멕시코전부터 시작된 국제대회 연승 기록도 27에서 마감했다.
대만은 투수 린위민과 더불어 천천웨이(좌익수)-린리(우익수)-천제슈엔(중견수)-린안코(지명타자)-판제카이(1루수)-장쿤위(유격수)-웨둥화(2루수)-린자정(포수)-장정위(3루수)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이에 맞서 일본은 구와하라 마사유키(좌익수)-고조노 가이토(2루수)-다츠미 료스케(중견수)-모리시타 쇼타(우익수)-구리하라 료야(3루수)-마키 슈고(1루수)-겐다 소스케(유격수)-사노 게이타(지명타자)-사카쿠라 쇼고(포수)로 타선을 구축했다. 선발투수는 토고 쇼세이.
경기 초반 양 팀 선발투수들의 호투로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타자들은 두 투수에게 꽁꽁 묶이며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길었던 0의 행진은 대만이 먼저 깨뜨렸다. 5회초 선두타자 린자정이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장정위의 삼진과 천천웨이의 우전 안타, 린리의 볼넷으로 연결된 1사 1, 2루에서는 천제슈엔이 우월 3점포를 작렬시켰다.
다만 확실하게 달아나지 못한 대만이다. 7회초 천천웨이의 좌전 안타와 린리의 우전 안타, 이중 도루로 1사 2, 3루가 완성됐지만, 린안코, 판제카이가 각각 삼진, 유격수 땅볼로 돌아섰다. 8회초에는 장쿤위의 좌전 2루타와 웨둥화의 진루타로 1사 2루가 이어졌으나, 대타 다이페이펑, 장정위가 삼진,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일본의 침묵은 길어졌다. 타선이 대만 투수진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한 것. 이후 일본은 9회말에도 만회점을 뽑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끝내 득점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대만은 프리미어12 첫 우승과 마주하게 됐다.
대만 선발투수 린위민은 4이닝을 1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 팀 승리에 디딤돌을 놨다. 이어 장이(3이닝 무실점)-천관위(1이닝 무실점)-린카이웨이(1이닝 무실점)가 마운드를 지킨 가운데 타선에서는 단연 린자정(4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천제슈엔(5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이 빛났다. 이 밖에 장쿤위(4타수 2안타)도 뒤를 든든히 받쳤다.
일본은 4안타 무득점에 그친 타선의 부진이 뼈아팠다. 선발투수 토고는 5이닝 7피안타 2피홈런 2사사구 7탈삼진 4실점에 그치며 패전투수가 됐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