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에서 멋진 어시스트를 연결한 손흥민이 골을 터뜨린 제임스 매디슨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국가대표팀 A매치에서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이 소속팀에 복귀하자마자 ‘거함’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를 무너뜨리는 데 앞장섰다.
손흥민은 23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2라운드 맨시티와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앞선 전반 20분 팀 동료 제임스 매디슨의 추가골을 도왔다.
토트넘이 빠르게 역습을 진행한 가운데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 허를 찌르는 침투패스를 찔러줬다. 문전에서 패스를 받은 매디슨은 침착하게 골로 마무리해 2-0 리드를 이끌었다.
시즌 네 번째 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지난 3일 애스턴 빌라전(4-1 승) 이후 2경기 만에 공격포인트를 추가했다. 올 시즌 손흥민의 공격포인트는 7개(3골 4도움)로 늘었다.
이날 활약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컸다. 손흥민은 몸 상태에 대한 우려를 날려버리고 절정의 경기력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쿠웨이트-팔레스타인과 원정 2연전에서 모두 골을 터뜨렸다. 14일 쿠웨이트전에선 1-0으로 앞선 전반 19분 페널티킥으로 골 맛을 봤다. 2011년 1월 18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에서 인도를 상대로 A매치 데뷔골을 터트린 이후 개인통산 50호골(130경기) 고지에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이어 19일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 경기에선 0-1로 뒤진 전반 16분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통산 A매치 51골로 한국 축구 역대 A매치 최다골 순위에서 황선홍(50골)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을 넘어 단독 2위로 올라섰다.
11월 A매치 2연전에서 좋은 기억을 안고 소속팀에 돌아간 손흥민은 체력적인 부담도 이겨내고 공격포인트로 귀중한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토트넘은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맨시티를 4-0으로 꺾었다. 지난달 31일 리그컵 경기 2-1 승리에 이어 맨시티 상대 2연승이다.
반면 역대 최초 EPL 5연패라는 대위업에 도전하는 2위 맨시티는 2016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최초로 공식전 5연패 수렁에 빠졌다. 심지어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도자 경력 전체를 통틀어 5연패가 처음이다.
대표팀에서 A매치 최다골 단독 2위라는 큰 역사를 쓴 손흥민은 토트넘 구단 역사에도 길이 남을 대기록을 눈앞에 뒀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이후 EPL에서 어시스트 66개를 쌓았다. 이는 역대 토트넘 선수 가운데 역대 2위 기록이다. 1위는 1992년부터 2004년까지 토트넘에서 활약했던 대런 앤더튼이 보유하고 있다.
토트넘 구단이 지난 9월에 발표한 집계에 따르면 앤더튼이 EPL에서 기록한 어시스트 개수는 총 67개다. 손흥민과 겨우 1개 차다. 반면 축구 기록·통계 매체 ‘옵타’는 앤더튼의 어시스트 숫자를 68개로 소개하고 있다. 어느 쪽 집계든 손흥민이 이 기록을 넘어 1위로 올라서는 것은 시간문제다.
손흥민은 경기 후 자신의 SNS에 “아주 멋진 경기력이었고, 매디슨에게 최고의 생일 선물이 됐다”고 소감을 남겼다. 마침 이날 경기가 열린 현지시간 11월 23일은 매디슨의 생일이었다. 어시스트 기록만큼이나 동료를 생각하는 손흥민의 따뜻한 마음도 빛을 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