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2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을 4-0으로 완파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한국이 우승했던 2015 초대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했던 대만은 2019년 2회 대회 때 슈퍼라운드 5위에 그쳤다. 하지만 세 번째 도전 만에 27연승을 이어가며 ‘무적’으로 군림하던 일본을 무너뜨리고 정상에 올랐다.
대만이 주요 국제대회에서 일본 이긴 것은 1992년 시범경기로 치러진 바르셀로나 올림픽 준결승 이후 무려 32년 만이다.우여곡절 끝에 결승에 오른 대만은 5회 홈런 두 방으로 일본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4회까지 도고 쇼헤이에게 막혀 좀처럼 활로를 뚫지 못하던 대만은 5회초 선두 타자 린자청이 우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선취점을 뽑았다. 대만은 계속된 1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전제션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다시 한 번 도고를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점포를 쏘아올리며 4-0으로 앞서갔다.
마운드에서는 미국프로야구 애리조나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뛰고 있는 왼손 에이스 린위민의 호투가 빛났다. 한국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4와 3분의2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던 린위민은 4회까지 일본 타선을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당초 린위민은 하루 전인 23일 열린 슈퍼라운드 일본전 선발로 예고되어 있었다. 하지만 경기 시작 전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잡아 대만의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대만 코칭스태프는 ‘꼼수’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선발 투수를 교체를 강행했다. 대만은 선발 예고 규정 위반으로 3000달러(420만 원)의 벌금을 물어야 했다.
그렇게 이날 겨우 결승 마운드에 오른 린위민은 막강 일본 타선을 4이닝 1피안타 2볼넷 3탈삼진으로 틀어 막았다.대만은 5회부터 우완 투수 장이(3이닝), 왼손 투수 천관유(1이닝), 오른손 투수 린카웨이(1이닝) 등 필승조를 모두 투입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대만은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에서 1패를 당한 데 이어 슈퍼라운드에서도 미국, 베네수엘라와 함께 1승 2패를 기록했지만 ‘(득점/공격이닝)-(실점/수비이닝)’ 공식으로 계산하는 TQB(Team Quality Balance)에 따라 가까스로 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5경기와 슈퍼라운드 세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던 일본은 가장 중요한 결승에서 대만에 일격을 당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일본은 2019년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멕시코전을 시작으로 하루 전 대만과의 슈퍼라운드까지 프로 선수가 출전한 경기에서 27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일본은 특히 2021 도쿄올림픽과 2023 월드 베이스 클래식(WBC)에서도 전승으로 우승했다.일본은 이번 대회에서도 조별리그에서 대만에 3-1로 승리했고, 슈퍼라운드에서도 9-6으로 이기는 등 두 번이나 승리하고도 우승을 내줘야 했다. 일본은 이날 대만 투수들의 호투에 막혀 4안타 무실점의 빈공에 그쳤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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