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박물관 8분 만에 턴 용의자 2명 체포…사건 6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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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10.26 19:43 수정2025.10.26 19:51

/사진=BBC 영상 캡처

/사진=BBC 영상 캡처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발생한 1400억 원대 보석 도난 사건의 용의자 2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은 프랑스 수사 당국이 루브르 박물관 보석 절도 사건의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첫 번째 용의자는 밤 10시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해외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던 중 검거됐고, 두 번째 용의자도 파리 시내에서 체포됐다.

두 남성 모두 30대로 센생드니 출신으로 절도 전과가 있으며,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범행한 것으로 당국은 의심하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19일 오전 9시 30분, 루브르 박물관이 막 개장한 시간대에 발생했다. 전동 공구와 사다리를 든 4인조 강도는 이삿짐 트럭에 설치된 사다리를 이용해 '아폴론 갤러리' 발코니로 진입한 뒤 불과 8분 만에 8800만유로(약 1400억 원) 상당의 프랑스 왕실 보석을 훔쳐 달아났다.

BBC는 루브르 박물관 강도 사건의 배후로 추정되는 도둑들이 대낮에 사다리차를 타고 탈출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범행 후 주변을 둘러보며 천천히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이 담겨있다.

도난당한 아멜리 여왕의 보석류 / 사진=AFP

도난당한 아멜리 여왕의 보석류 / 사진=AFP

범인들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두 번째 아내 마리 루이즈에게 결혼 선물로 준 에메랄드·다이아몬드 목걸이와 귀걸이를 포함해 총 8점의 보석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9점을 챙겼으나, 도주 중 19세기 외제니 황후의 다이아몬드 왕관을 떨어뜨렸고, 해당 왕관은 회수됐지만 일부 손상된 상태였다.

수사 당국은 대대적인 인원을 투입해 사건 현장에서 DNA, 지문 등 150건 이상의 증거물을 채취했고, 이를 바탕으로 절도범들의 신원을 추적해 왔다.

수사 당국은 박물관 내부 직원이 범행에 연루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랑스 데카르 루브르 박물관장은 지난 22일 열린 청문회에서 "범행이 발생한 장소에는 CCTV가 없었다"며 "세계 최대 박물관이 가장 귀중한 유물을 지키기 위한 기술 인프라가 완전히 낙후됐거나, 일부 구역에서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참담하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루브르 박물관은 '아폴론 갤러리'에 보관 중이던 보석 일부를 프랑스 중앙은행으로 이관했다. 약 300m 떨어진 중앙은행 내 지하 26~27m 깊이의 수장고에는 현재 프랑스 금 보유량의 90%가 보관돼 있으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첩 등 최고 등급의 문화재들도 함께 보관 중이다.

다만 중앙은행으로 옮겨진 보석들이 다시 루브르 박물관 전시실로 돌아올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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