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스포츠 ‘팬심’을 공략하는 예·적금 상품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000만 관중 시대’를 연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지방 은행들은 지역 내 야구팬을 위한 특화 상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축구팬과 골프팬들을 위한 금융상품도 등장했다. 스포츠 관련 예·적금 상품은 응원의 재미와 우대금리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즌 개막, 프로야구 예·적금 출시 이어져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방 은행은 지역 연고 프로야구팀 응원 고객을 겨냥한 예·적금 상품을 내놓았다. 상품 가입은 누구나 가능하다. 부산은행은 지난 21일 ‘롯데자이언츠 승리기원 예·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기존 ‘가을야구 정기 예·적금’을 ‘승리기원 예·적금’으로 개편한 게 특징이다. 2007년 출시한 이후 18년 만에 우대금리 적용 방식을 변경했다.
기존에는 롯데자이언츠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으로 구성했다. 하지만 롯데자이언츠가 2017년 시즌을 끝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연속 실패하면서 수년간 우대금리를 적용받기 어려웠다. 부산은행은 올해부터 시즌 전체 실적에 따라 금리를 우대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예금 상품은 기본금리 연 2.50%에 우대금리를 더하면 최고 연 3.0%까지 받을 수 있다. 정규시즌에서 70승 이상이면 0.05%포인트, 80승 이상이면 0.1%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적금 상품은 정규시즌 승리 20회당 0.05%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해 0.2%포인트 우대한다. 최고 연 3.30%(기본 연 2.90%)의 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광주은행은 ‘기아타이거즈 우승기원 예·적금’을 판매 중이다. 예금 상품은 500만원부터 최대 1억원까지 1인 1계좌 가입이 가능하다. 기아타이거즈의 한 해 성적에 따라 0.2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3.15%(기본 연 2.90%)의 금리를 제공한다. 적금 상품의 기본금리는 연 2.80%, 최고 금리는 연 4.05%다. ‘팀타율 3할 이상’, ‘40홈런-40도루 타자 배출‘ 등의 우대금리 이벤트 조건도 추가로 제시해 응원의 재미를 극대화했다.
광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아타이거즈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우승기원 예금 상품 가입자는 0.25%포인트, 적금 상품 가입자는 0.45%포인트의 우대금리 혜택을 누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예금 상품은 총 3000억원, 적금 상품은 690억원이 판매됐다.
iM뱅크(옛 대구은행)는 연고팀 삼성라이온즈 관련 적금 상품을 4월 중 내놓을 예정이다. iM뱅크는 지난해 ‘DGB홈런 예·적금’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응원 구단 성적 따라 금리 혜택
K리그 타이틀 스폰서인 하나은행은 축구 팬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출시한 ‘K리그 우승 적금’은 뱅킹 앱 ‘하나원큐’를 통해 가입하는 비대면 전용 상품이다. 적금 가입 시 선택한 K리그 응원팀으로 상품명이 정해진다. 예컨대 하나금융 프로축구단 ‘대전하나시티즌’을 응원팀으로 선택하면 ‘대전 우승 적금’으로 상품명이 적용되는 식이다.
가입금액은 월 최대 50만원이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최고 연 7%의 고금리를 제공하는 점도 매력적이다. 기본금리 연 2.0%에 5.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한 최고 연 7.0%의 금리가 제공된다. 하나은행 ‘K리그 축덕 카드’ 사용 시 1.0%포인트, 응원팀 우승 시 1.0%포인트 등이 추가된다.
iM뱅크는 골프족에게 우대금리를 주는 ‘체크인 적금’을 출시했다. 다음 달 열리는 ‘2025 KLPGA iM금융오픈’ 개최를 기념해 내놓은 상품이다. 대회가 마무리되는 다음 달 13일까지 1만 계좌 한정 판매한다. 골프장 위치를 인증할 때마다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게 특징이다. 우대금리 포함 최고 금리는 연 7.77% 수준이다.
장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