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은 프랑스 고전주의의 거장 니콜라 푸생이 1637년에 그린 ‘카밀루스가 팔레리의 교사를 제자들에게 넘기다’(사진)이다. 작품의 주인공은 고대 로마의 장군 마르쿠스 푸리우스 카밀루스와 이름조차 전해지지 않는 한 학교 교사다. 사건은 기원전 394년경 로마와 에트루리아 도시 팔레리 사이의 전쟁 중에 일어났다.
당시 로마군이 팔레리를 포위하자 한 교사가 출세욕에 눈이 멀어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들을 성 밖 로마군 진영으로 데리고 나왔다. 그는 아이들을 인질로 넘기면 카밀루스의 환심을 사고 큰 보상을 받을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러나 결과는 그의 예상과 정반대였다. 카밀루스는 교사의 파렴치한 행위에 분노해 즉시 교사의 옷을 벗기고 두 손을 뒤로 묶은 뒤 아이들에게 넘겨줬다. 푸생은 바로 이 극적인 순간을 화폭에 담았다. 이후 교사는 어떻게 됐을까.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에 따르면 아이들은 막대기로 교사를 몰아세우며 성안으로 돌아갔고, 이 소식을 들은 팔레리 시민들은 카밀루스의 정의로움에 감복해 결국 자발적으로 항복했다.
푸생은 이 역사적 일화를 단순한 전쟁 이야기로 그리지 않았다. 승리한 장군의 무용담이 아니라 정의와 윤리에 관한 이야기로 재해석했다. 학생을 보호해야 할 교사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제자들을 이용하려 했을 때 가장 무거운 벌은 육체적 처벌이 아니라 학생들 앞에서 권위를 잃는 것임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 그림은 40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흐른 오늘날에도 여전히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스승은 무엇으로 존경받는가. 진정한 권위는 어디에서 오는가.이은화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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