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서 투자비 줄였더니 매출 '쑥'…비법 들어보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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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한국파파존스 사업개발팀 이사. /사진=한국파파존스

김용훈 한국파파존스 사업개발팀 이사. /사진=한국파파존스

국내 외식 시장에서 피자의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한때 배달 음식의 대명사로 통했지만, 이제는 주요 프랜차이즈 간 경쟁이 극에 달하고 매장 수도 포화 상태에 이르러 레드오션이 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고 1인 가구도 늘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냉동 피자와 1인 간편식에도 치이는 처지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3대 프리미엄 피자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한국파파존스는 돌파구로 '중소도시 출점'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닌 지역별 특성에 맞춘 전략적 거점 확보로 시장 내 입지를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8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국파파존스 본사에서 만난 김용훈 한국파파존스 사업개발팀 이사(사진)는 점포 수 경쟁이 브랜드와 가맹점주 모두에게 독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맥도날드와 올가홀푸드 등에서 가맹 사업 및 점포 개발 업무를 두루 거친 베테랑으로, 2014년부터는 한국파파존스에서 출점 전략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파파존스 제공

사진=파파존스 제공

김 이사의 가장 큰 고민은 브랜드의 성장과 가맹점주의 수익성을 동시에 지키는 방안이다. 미국 파파존스 본사에서는 매장 수를 늘리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이는 정답이 아니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김 이사는 "미국 본사에서는 국내 매장을 400개 이상으로 확대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다"면서도 "국내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한 피자 프랜차이즈가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적정 점포 수는 400개 미만이다. 이를 넘어서면 배달 구역이 겹치면서 점포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 판단에는 가맹본부와 점주 간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김 이사의 직업적 철학도 담겨 있다. 그는 "창업하는 분들과 얘기 나눠보면 보통은 2~3억원, 많게는 4억원 이상씩 투자할 정도로 인생을 다 걸고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며 "처음 매장을 열 때 약속한 영업 구역이 있는데, 시장 환경이 변했다는 이유로 저버리는 것은 점주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대신 김 이사가 주목한 곳은 '중소도시'였다. 이미 포화 상태인 수도권과 달리 잠재 수요는 있지만, 높은 투자 비용으로 창업이 쉽지 않았던 곳이다. 김 이사는 특수 매장 모델인 '그랩 익스프레스'를 해답으로 내놨다. 중소도시 및 군 단위 지역에서도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된 소형 매장 모델로, 2024년 말 한국파파존스가 글로벌 지사 중 최초로 도입했다.

'그랩 익스프레스' 모델이 적용된 파파존스 덕소점 매장 전경./사진=한국파파존스 제공

'그랩 익스프레스' 모델이 적용된 파파존스 덕소점 매장 전경./사진=한국파파존스 제공

그랩 익스프레스는 8~10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운영된다. 메뉴도 인기가 높은 6가지로 간소화하고 오븐 역시 기존 2대에서 1대로 줄여 공간 효율을 극대화했다. 김 이사는 "가맹점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투자 대비 수익률'"이라며 "리모델링, 인테리어, 식기 등 매장 구성에 필요한 전반적인 요소들을 조금씩 조정해 전체 투자 비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메뉴 구성이 줄면서 식자재 관리가 수월해지고 설비 간소화로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까지 덜 수 있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김 이사는 "군 단위 혁신도시 등 3만 가구 미만의 지역을 연구해 보니 이러한 효율화 모델을 통해 약 40~50개 매장을 추가로 출점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봤다"고 얘기했다.

사업성도 입증됐다. 첫 그랩 익스프레스 매장인 파파존스 덕소점은 개점 두 달 만에 전체 매장 중 매출 상위 25%에 진입했다. 2024년 말 1호점을 연 이후 지난 1년간 4개 매장을 추가로 열었으며 현재는 총 5개의 그랩 익스프레스 매장이 운영 중이다.

향후 한국파파존스는 그랩 익스프레스 모델을 앞세워 중소도시 위주의 출점을 가속할 계획이다. 김 이사는 "올해 오픈이 예정된 12개 매장 가운데 3개는 그랩 익스프레스 모델"이라며 "전국 파파존스 매장에서 중소도시가 차지하는 비중도 약 30%까지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무지한 출점보다는 점진적인 확장을 통해 2034년까지 매장을 85개 늘려 총 363곳을 운영한다는 목표"라고 귀띔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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