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화 통화 이후 합의된 ‘30일간의 공격 중단’에 대해 러시아 크렘린궁은 모든 인프라 시설이 아닌 에너지 시설에만 국한된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격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에너지 인프라 시설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러시아 정상 간의 통화 이후 외신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상호 공격 중단 범위에 견해차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크렘린궁은 ‘에너지 인프라’ 시설 공격을 중단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백악관은 ‘에너지 및 인프라’ 분야 휴전에 합의했다고 알렸기 때문이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백악관이 에너지뿐 아니라 다른 인프라 시설도 휴전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발표한 이유에 대해서는 “나는 러시아 대통령의 대변인”이라며 논평을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부분 휴전에 합의한 이후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의 인프라 시설이 공격받았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 지역 당국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러시아의 드론이 이 지역 병원 두 곳을 공격해 환자와 의료진들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도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60세 남성 한 명이 다쳤으며 민가 여러 채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 역시 석유 저장시설 등 자국 인프라가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군 드론이 캅카스카야 지역의 한 석유 창고를 공격해 화재가 발생했다.
전날 합의안대로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각각 175명의 전쟁 포로를 교환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이번 포로 교환은 가장 큰 교환 중 하나”라며 “175명의 구금자가 러시아 포로로 잡혔다가 돌아왔고, 22명은 교환을 넘어선 조치를 통해 다시 돌아왔다”고 썼다. 크렘린궁도 포로 교환 사실을 알렸다.
BBC에 따르면 미국 동부 시간 기준 오전 10시 40분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통화 중이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헬싱키에서 알렉산더 스텁 핀란드 대통령과 회담 후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통화 계획을 알리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미·러 정상 간 대화 내용에 대해 듣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휴전에 관한 추가 논의를 위해 협상팀을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회의에 에너지 및 해상 공습 휴전 방안에 관한 기술적 논의에 참여할 팀을 구성할 것”이라고 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