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밤에는 도로 위로 나서는 ‘N잡러’를 이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연봉 5000만원을 받는 직장인 A와 B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A는 배달 라이더로, B는 대리운전 기사로 부업을 해 각각 1000만원을 벌었다. 두 사람의 연간 총소득은 6000만원으로 같다. 그런데 종합소득세 신고 결과는 달랐다. 배달 라이더는 2만원을 돌려받았지만, 대리운전 기사는 7만원을 추가로 냈다. 같은 부업 소득인데 왜 결과가 엇갈렸을까.
열쇠는 ‘얼마를 비용으로 인정받느냐’에 있다. 세법은 업종과 소득 규모에 따라 필요경비를 다르게 본다. 유류비, 보험료, 오토바이 운용비 등 실제 비용을 일일이 따지는 대신 일정 비율만큼 경비로 인정해주는 ‘단순경비율’ 제도를 적용할 수 있다.
근로소득을 제외한 직전연도 부업 소득이 3600만원 이하라고 가정하면, 배달 라이더의 단순경비율은 79.4%, 대리운전 기사는 73.7%다. 같은 1000만원을 벌었더라도 라이더는 이 중 794만원을 경비로 인정받고, 대리운전 기사는 737만원을 경비로 인정받는 구조다.
그 결과 과세 대상이 되는 부업 소득도 달라진다. 단순경비율을 적용하면 라이더의 부업 소득은 약 206만원, 대리운전 기사의 부업 소득은 약 263만원으로 계산된다. 겉으로는 같은 1000만원을 벌었지만 세금 계산상 소득은 대리운전 기사가 더 크게 잡히는 셈이다.
두 사람이 근로소득과 기본적인 인적공제만 적용받는다고 가정하면 이미 낸 세금은 450만원으로 같다. 하지만 최종 결정세액은 달라진다. 라이더의 결정세액은 448만원, 대리운전 기사의 결정세액은 457만원으로 계산된다. 결국 라이더는 이미 낸 세금보다 결정세액이 적어 2만원을 환급받고, 대리운전 기사는 결정세액이 더 많아 7만원을 추가 납부하게 된다.
박상준 삼쩜삼리서치랩 리드

3 week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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