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 레이스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후보 간 각종 네거티브 난타전이 극에 달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설난영 발언’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장남 관련 논란 등을 파고들었고, 이재명 후보는 극우단체와 김 후보 간 커넥션 의혹을 꺼내들었다. 후보들이 상호 비방으로 막판 지지율 빼앗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후보는 영남에서, 김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수도권에서 지지 유세를 벌이며 다른 후보들의 약점을 공개 겨냥했다.
◇이재명 “金, 극우성향 단체와 연관”
이재명 후보는 1일 김문수 후보가 극우 성향 단체인 ‘리박스쿨’과 연관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한 매체는 리박스쿨이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이라는 댓글 조작팀을 운영해 대선 여론 조작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경북 안동시에서 유세를 한 뒤 “(국민의힘과) 확실한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리박스쿨은 김 후보를 칭찬하고 저를 비방하며 허위 사실을 유포해 정치적 공격을 가했다. 그 이익은 고스란히 국민의힘이 취했다”고 주장했다.
윤호중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도 “리박스쿨 사태는 2012년 이명박 정부 국정원 댓글 사건과 박근혜 정부 때 국정교과서 사태의 종합판이라고 할 만한 심각하고 충격적인 국헌 문란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장동혁 국민의힘 선대위 상황실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에서 갑자기 터무니없는 댓글 공작 이슈를 들고나왔다”며 “김 후보나 선대위 그 누구와도 관련이 없고 국민의힘과는 더더욱 관련이 없다. 최근 이재명 후보 아들이나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부정적 이슈를 덮기 위한 네거티브 공세”라고 맞받았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이날 리박스쿨의 여론 조작 의혹 사건을 사이버수사2대에 배당했다.
◇李 장남·유시민 발언 여진도
김 후보는 같은 날 “감옥 갈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는 범죄 꾸러미가 될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를 겨냥했다. 서울 강남 유세에서는 “저의 아내는 고교밖에 못 나왔지만 결코 지혜가 부족한 사람이 아니다”며 “대한민국에 학력에 따른 차별이 있다면 대통령이 돼서 이를 꼭 없애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유 전 이사장이 김 후보 배우자인 설난영 씨를 겨냥해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가 설씨 인생에선 갈 수 없는 자리”라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는 유 전 이사장 망언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두둔하기 바쁜 모양새”라며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문재인 내로남불 정권의 귀환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와 배우자 김혜경 씨를 조세 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 재산신고 내역에 아들 동호 씨의 전 재산이 390만원에 불과한데 2억3200만원 규모 거액을 도박 자금에 쓴 것이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준석 후보는 김 후보와 이재명 후보 양쪽에 견제구를 던졌다. 그는 이날 경기 화성 동탄 유세에서 “(이재명 후보는)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제거하려고 달려들고 당헌·당규를 맘대로 바꿔서 자기가 1심에서 유죄가 난다고 하더라도 자리 지키게 만드는 사람”이라며 “독재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를 향해서는 “지금 국민의힘에 던지는 표는 전광훈 목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표와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OTT 같은 플랫폼도 우리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 발언도 직격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호텔경제학, 커피원가 120원, 거북섬 웨이브파크에 이르기까지 그토록 국유화나 ‘정부 투자’ 같은 것에 집착하는 이유가 있다”며 “그래야 전 국토를 대장동으로 만들고 제2, 제3의 화천대유로 만들어 자신들의 대동세상을 이룩할 수 있다”고 적었다. 개혁신당은 이재명 후보 장남을 겨냥한 이준석 후보 TV 토론 발언을 민주당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하자 무고 혐의로 민주당 등을 맞고발했다.
정소람/배성수/구리=안시욱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