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주요 증권사 긴급회의
레버리지 쏠림에 변동성 확대
기본 예탁금 상향 방안 추진
맞춤형 위험 안내 등 교육도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개인투자금이 몰리면서 투자자 손실과 시장 변동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증권업계가 기본 예탁금을 높이고 리밸런싱(보유 비중 조정) 거래를 분산하는 등 자율적인 투자자 보호 강화에 나섰다.
금융투자협회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10개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1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시장 영향을 점검하고 투자자 보호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적은 자금으로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측면이 있지만, 반대로 ‘지렛대 효과’로 손실도 단기간에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범위에서 움직이는 횡보장에서도 누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인 만큼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업계는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에 적용되는 기본 예탁금 1000만원을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인상 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각 증권사가 고객 특성과 투자 행태 등을 고려해 적정 수준을 검토한 뒤 추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증권업계가 이 같은 자율 규제에 나선 것은 금융당국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과 관련해 “증권신고서를 수리하기 전에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하는 것 아닌지 개인적으로 반성한다”고 말하며 제도 도입 과정에 대한 아쉬움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후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 장치 보완 필요성을 업계와 지속적으로 논의해 왔으며, 이날 회의에서도 관련 대책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된다.
참석자들은 ETF 운용 과정에서 매일 이뤄지는 리밸런싱 거래가 종가에 집중되면서 기초자산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거래 시점을 분산하고 유동성공급자(LP)의 시장 안정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일일 리밸런싱에 필요한 주식 거래 규모는 약 7000억원에서 최대 2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증권업계는 상품 출시 이후 예상보다 투자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점을 감안해 투자자의 연령과 보유 자산 등을 고려한 맞춤형 위험 안내를 강화하고, 상품 구조와 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이해한 뒤 투자할 수 있도록 교육도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업계는 앞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거래 동향과 투자 행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정부의 추가적인 제도 개선에도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투자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상품이지만 그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업계의 책임도 크다”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필요한 보완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이날 코스피 급락 과정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매도가 낙폭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주요 기술적 지지선을 시험하다’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출시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급격한 디레버리징(강제 매도)이 장중 변동성을 증폭시켰다”고 밝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일부 2배 레버리지 ETF가 하루 동안 30% 넘게 하락하면서 운용사들이 목표 레버리지 배율을 맞추기 위해 기초자산을 추가로 매도했고, 이 과정에서 주가 하락이 다시 매도를 부르는 악순환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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