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8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현역 시절 롯데 선수로 16년간 뛴 사직구장에 대힌 소회를 밝혔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많이 달라졌네요. 은퇴하고 처음 와 봅니다.”
조성환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49)은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인터뷰실 문을 연 뒤 이렇게 말했다. 그가 사직구장 인터뷰실을 찾은 것은 은퇴식을 치른 2014년 8월 이후 약 11년 만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달 두산의 지휘봉을 잡은 조 대행이 사령탑으로 사직 원정경기에 나선 것도 이날이 처음이다. 그는 ‘사령탑으로 온 사직구장의 느낌은 어떻게 다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기보단, 그냥 사직구장을 한번 둘러봤다”고 답했다.
조 대행은 1999년부터 16년간 롯데 선수로 뛴 원 클럽 맨이었다. 롯데에서만 통산 1032경기 타율 0.284, 44홈런, 329타점, 11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33로 활약했다. 수비에서도 박정태(1167경기) 이후 팀의 레전드 2루수로 거듭난 선수는 지금까지도 조 대행뿐이었다. 그는 과거 롯데의 황금기로 평가되는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 시대의 주장이기도 했다. 롯데도 조 대행을 ‘영원한 캡틴’으로 불렀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오른쪽)이 롯데 선수 시절이던 2009년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과 함께 참석해 포부를 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사직구장 방문이 주는 감회가 깊을 수밖에 없었다. 롯데 선수로 선 타석수만 통산 3482타석에 이른다. 조 대행은 ‘사직구장을 둘러본 소감이 어떠한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요샌 날이 더워 잘 느끼기 어렵지만, 사직구장 타석 근처에 가면 특유의 바람이 분다. 이제는 그 기억이 아주 어렴풋이 나긴 해도, 사직구장에 오니 날 타석으로 인도해주는 듯한 그 바람을 느꼈던 기억이 났다”고 답했다.
사령탑으로 방문한 사직구장은 조 대행의 동기부여를 좀 더 강하게 만든 요소가 되기도 했다. 조 대행이 이끄는 두산은 올 시즌 하위권에 처져 있지만, 훗날 높은 곳에서 만나고 싶다는 의지가 샘솟은 것이다. 그는 “우리 두산이 올 시즌 힘든 시기를 겪곤 있지만, 우리 젊은 선수들도 잘 성장하고 있고, 진짜 좋은 팀으로 가는 과정에 있다”며 “우리 두산도 얼른 힘을 내서 롯데와 더 큰 무대에서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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