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 끄트머리로 불을 덮어, 연기만 감돌 뿐 불꽃은 일어나지 않게 한다.
그것이 저절로 익기를 기다리되 재촉하지 말라. 불때가 충분해지면, 그것은 저절로 맛있어진다.
황주의 좋은 돼지고기는 값이 진흙처럼 싸다.귀한 사람들은 먹으려 하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은 삶을 줄 모른다.
아침에 일어나 두 그릇을 떠먹으면, 배부른 것은 나 자신이니 그대는 상관하지 말라.
(淨洗鎕, 少着水. 柴頭罨煙焰不起. 待他自熟莫催他, 火候足時他自美.黃州好猪肉, 價賤如泥土. 貴者不肯吃, 貧者不解煮. 早晨起來打兩碗, 飽得自家君莫管.)―‘돼지고기 예찬(저육송·猪肉颂)’ 소식(蘇軾·1037∼1101)
소동파는 유배지에서도 입맛을 포기하지 않았다. 어쩌면 입맛 덕분에 유배를 견뎠는지도 모른다. 유배지 황주에는 돼지고기가 흔했다. 부자들은 천하다며 외면했고 빈자들은 삶는 법을 몰랐다. 남들이 지나친 그 틈에서 그는 한 끼의 가능성을 보았다. 그것은 훗날 ‘동파육(東坡肉)’이라는 이름으로 오늘의 식탁에도 남았다. 조리법은 단순하다. 물을 조금만 붓고 센불 대신 은근한 불로 기다린다. 요리 비결이라기보다 처세법에 가깝다. 급히 끓이면 질겨지고 서두르면 맛을 잃는다.
이 노래의 맛은 고상한 이치를 고상한 말로 포장하지 않는 데 있다. 소동파는 삶의 진리를 경전 속에서만 찾지 않았다. 값싼 것을 귀하게 만들고 평범한 것을 즐겁게 바꾸는 힘, 그것이 그의 낙천이었다. 인생이 질길 때는 불을 키우지 말 일이다. 낮은 불로 오래 익히면, 돼지고기도 삶도 뜻밖에 부드러워진다.
이준식 성균관대 명예교수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

3 weeks ago
14
![[부음] 신재식(모토로라코리아 대표)씨 모친상](https://img.etnews.com/2017/img/facebookblank.png)
![[토요칼럼] 딸깍의 시대, 사라진 보호막](https://static.hankyung.com/img/logo/logo-news-sns.png?v=20201130)
![[사설]착공 물량 감소에도 “수요 압력 2, 3년 더”… ‘쌍끌이 상승’ 막아야](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6/26/134192114.1.jpg)
![[사설]김건희 이번엔 징역 7년… 금품 받고 공직 판 ‘매관매직’ 단죄](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6/26/134192113.1.png)
![[사설]‘미래’ 선택한 도요타 노조, ‘눈앞의 이익’만 보는 현대차 노조](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6/26/134192107.1.jpg)
![베네수엘라 덮친 쌍둥이 강진 [횡설수설/이진영]](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6/26/134191812.2.jpg)
![[오늘과 내일/황성호]피싱도, 사기도 ‘대포통장’ 막아야 잡힌다](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6/26/134192100.1.png)
![[동아광장/이은주]사람들은 왜 허위조작 정보를 퍼 나를까](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6/26/134192097.1.png)
![[오피셜] ‘불꽃슈터’ 전성현, KT서 ‘퍼펙트 10’ 파트너 문성곤과 재회…서민수도 3년 계약](https://pimg.mk.co.kr/news/cms/202605/28/news-p.v1.20260528.c55346b19e8f45bfb362482843760fb3_R.png)

![[속보] '선발 제외' 김혜성 좌익수 교체 투입→첫 타석 158㎞ 총알 안타 폭발](https://image.starnewskorea.com/21/2026/05/2026052811221651742_1.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