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보내면 대출 내준다"…가상계좌 사기 기승

3 weeks ago 8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가상계좌를 이용한 금융사기가 늘고 있다. 가상계좌는 카드대금 납부, 쇼핑몰 결제 등에 쓰이는 정상적인 결제 수단이다. 실제 계좌에 붙는 식별번호로, 결제대행사(PG사) 등을 통해 수납과 정산에 활용된다.

최근 사기범들은 타인 명의 가상계좌를 사들여 범죄자금 인출 수단으로 쓰거나, 정상 업체로 위장해 가상계좌를 발급받은 뒤 사기에 이용하고 있다. 개인에게 “거래 실적을 만들어 신용도를 높여주겠다”, “저금리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며 가상계좌 제공이나 입금을 요구하는 수법도 등장했다.

가상계좌 사기의 특징은 피해자가 정상 거래로 착각하기 쉽다는 점이다. 예금주명이 개인 이름이 아니라 업체명 또는 상호명으로 표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기범이 특정 금융회사를 사칭하며 “대출 심사를 위해 거래 실적이 필요하다”고 하거나 “일부 금액을 먼저 입금하면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다”고 안내하면 소비자는 실제 금융거래로 오인하기 쉽다.

중고거래와 물품거래에서도 주의해야 한다. 판매자와 다른 명의의 가상계좌로 입금을 요구하면 사기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SNS에서는 ‘고수익 보장’을 내세워 특정 회사 명의 가상계좌로 투자금을 입금하라고 유도하는 사례도 있다.

본인 명의의 가상계좌를 타인에게 넘기는 것도 위험하다. 사기범이 해당 계좌를 범죄자금 세탁에 쓰면 계좌 제공자 역시 보이스피싱 공모자로 의심받을 수 있다.

소비자가 기억해야 할 원칙은 세 가지다. 첫째, 거래 상대방과 계좌 명의가 같은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대출 심사와 신용도 향상을 이유로 선입금을 요구하면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 셋째, 본인 명의 계좌와 가상계좌를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판매해서는 안 된다.

금융감독원은 “제3자의 가상계좌 제공·판매 요구는 반드시 거절하고, 거래 상대방과 다른 명의의 가상계좌로 입금을 요구하면 사기 가능성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미 돈을 보냈다면 지체하지 말고 경찰청 통합대응단(1394)에 신고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금이 여러 계좌로 흩어져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