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 어린이도 사망…부상자 200여 명 중 41명 중태
사우디 출신 의사 용의자…“이슬람 혐오주의자 범행”
20일(현지 시간) 오후 7시경 독일 동부 작센안할트주 마그데부르크에서 한 BMW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돌진해 5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41명은 중태다. 사망자 중엔 9세 어린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시 현장을 촬영한 영상에는 가판대 사이 통로에 밀집한 인파 속으로 차 한 대가 고속 질주하는 모습이 담겼다.
용의자는 사건 현장 인근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자세한 범행 경위와 동기를 조사 중이다. 작센안할트주 총리는 용의자에 대해 “2006년 독일에 와 작센안할트주 베른부르크에서 의사로 일하는 사우디 출신 50세 남성”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이 공유한 미국 활동가 단체 ‘RAIR Foundation USA’의 성명에 따르면 용의자 이름은 탈레브 알-압둘모센이다.
사우디 외무부는 사건 발생 직후 공격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사우디 정부는 탈레브가 X에 올린 극단주의적 주장과 관련해 독일 정보당국에 여러 차례 경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우디 측은 2007~2008년 탈레브에 대한 인도 요청도 했지만, 독일 당국이 ‘귀국할 경우 안전이 우려된다’며 거부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사건 이튿날 현장을 찾아 “나라 전체가 함께 애도하고 있다”며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어떤 공동체나 가족도 성탄절 전에 이런 비열하고 어두운 사건을 겪어선 안 된다”며 애도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 등도 애도의 뜻을 표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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